“50년 정도 지나면 사람과 비슷한 수준의 인공지능(AI)이 등장할 것으로 보고 있어요. 지속적으로 진화하는 AI가 기업의 사업 모델을 송두리째 바꿀 것입니다.”
정진섭 충북대 국제경영학과 교수는 28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 다산홀에서 열린 ‘제2회 한국 AI 비즈니스 포럼’에서 “AI 중심의 디지털 혁신이 모든 기업의 필수 과제로 자리 잡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형 산업 AI’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은 한국경제신문사가 주최하고 에이아이네이션이 주관했다.
정 교수는 AI와 데이터를 통해 디지털 혁신을 달성한 대표 사례로 얼굴 인식 기반의 화장품 추천 솔루션으로 실적을 끌어올린 로레알을 들었다. AI 기반 버추얼 바리스타를 도입한 스타벅스, 빅데이터 기반의 무료 금융분석 서비스로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낸 스페인 금융기업 BBVA 등도 AI의 어깨에 올라탄 기업으로 거론됐다.
정 교수는 AI를 활용한 디지털 혁신을 위해선 최고경영자(CEO)의 마음가짐과 조직 문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기술을 이식하는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기술을 진취적으로 받아들이는 기업문화, 기술에 걸맞은 사업 모델 구축 등이 어우러져야 디지털 혁신의 효과가 극대화된다”고 설명했다.
AI 서비스 시장이 2023년까지 연 13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정항덕 SK C&C 데이터 사이언스팀 수석은 “AIaaS(AI as a Service·AI서비스산업)가 연 48% 이상 꾸준하게 커지고 있다”며 “현재는 1조원 수준이지만, 4년 후에는 13조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수석은 또 AI로 인해 기존 일자리에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AI가 사람의 일자리를 빼앗는다고 하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얘기”라며 “단순 행정처리 노동자는 줄겠지만 AI 알고리즘 개발자, AI 트레이너, AI 인프라 전문가 등 새로운 일자리가 다양하게 창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명주 서울대 수리과학부 교수는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후원하는 연구기관 ‘오픈AI’의 AI 작가 ‘GPT-2’를 비롯해 음악만 들려주면 알아서 어울리는 춤을 추는 AI 무용수, 프로골퍼의 자세를 똑같이 따라 하는 AI 골퍼, 스스로 음악을 창작하는 AI 작곡가 등을 소개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