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28일 발표한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에는 현행 수시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을 대폭 손질하는 내용이 담겼다. 큰 방향은 정규 교육과정 이외의 활동은 대입전형에 반영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부모와 사교육의 영향력이 학생부 생성 단계부터 개입돼 공정성을 해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교육부 방안대로라면 학종은 ‘무늬만 학종’으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학종은 개별 학생의 학교생활기록부를 토대로 선발하는 수시전형이다. 학생의 교과 활동(내신성적)뿐 아니라 비교과 활동도 비중있게 평가한다는 점에서 교과 활동만으로 학생을 뽑는 학생부교과전형과 차별화된다.
교육부 방안에 따르면 올해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 치르는 2022학년도 대입부터 학종에서 비교과 영역 비중이 줄어든다. 가령 자율동아리 활동은 연간 한 개만 학생부에 기재할 수 있고, 청소년단체 활동은 단체명만 기재할 수 있다. 교내 수상 경력도 학기당 한 건만 대입에 반영된다. 소논문 활동은 학생부 기재 자체가 금지된다.
현재 중학교 2학년생을 대상으로 하는 2024학년도 대입부터는 자율동아리 활동, 봉사활동, 교내 수상 경력, 소논문, 독서활동 등 모든 비교과 활동이 대입에 반영되지 않는다. ‘자소설’이란 비판을 받아온 학생들의 자기소개서도 폐지된다.
교육부는 대입전형 운영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대책도 내놨다. 대입전형 과정에서 과학고·외국어고·자율형사립고 학생이 우대받는 것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지원자의 서류에서부터 출신고교 정보를 삭제하기로 했다. 면접 단계에만 적용하고 있는 ‘블라인드 평가’를 대입전형 전 단계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또 학종에 대해 ‘깜깜이 전형’이란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온 것을 감안해 대입전형의 평가 항목과 배점, 평가 방식 및 기준 등의 공개를 의무화하겠다고 밝혔다. 대입전형 평과 과정에 외부 인사가 참여 및 참관하는 방안도 도입하기로 했다.
교육부의 이번 방안은 부모의 재력과 사회적 지위 등이 자녀의 대학 입학에 영향을 미치는 학종의 맹점을 보완하는 데 효과가 있을 것이란 게 교육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그러나 “2024학년도부터 비교과 활동 전체를 대입에 반영하지 않으면 학종은 유명무실해져 학생부교과전형과 사실상 차이가 없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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