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이 내년 총선에 불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여야 안팎에서는 586세대(5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와 3선 이상 중진 의원 등을 중심으로 ‘용퇴론’이 거세질 전망이다. 총선을 5개월가량 앞둔 시점에서 여야의 물갈이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17일 기자간담회에서 임 전 실장의 불출마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다시 대답 드릴 상황이 있을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이 원내대표는 “이 중요한 국면에 통일운동에 더 전념하겠다는 취지라고 들었는데 훌륭한 뜻”이라며 “다른 어떤 이야기가 있는지 마저 들어보고 평가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팽배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 이후 당내에서 586세대 등을 중심으로 인적 쇄신론이 커지는 가운데 대권 잠룡주자이자 586세대 대표 격이라는 평가를 받던 임 전 실장이 당과 소통 없이 돌연 제도권 정치를 떠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임 전 실장이 불출마에 대해서 당과 따로 소통하거나 한 것은 없다”며 “당으로서도 큰 자원인데 큰 손실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임 전 실장과 자주 소통해온 한 민주당 의원도 “오늘 얘기는 따로 전해 들은 게 없다”고 했다.
임 전 실장의 불출마에 더해 한 수도권 3선 의원도 불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쇄신론은 더욱 탄력받고 있다. 오랫동안 한 지역구에서 활동해 지지 기반이 탄탄한 이 의원은 최근 당내 측근 인사들에게 내년 총선 불출마를 고심하고 있다는 뜻을 전했다. 이 의원의 고민이 불출마 선언으로 이어진다면 여당 수도권 3선 의원 중에서는 처음으로 내년 총선 출마를 포기하는 것이다. 이에 앞서 이해찬 대표와 초선인 이철희·표창원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했고 5선인 원혜영 의원, 4선인 박영선·진영 의원 등이 불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에서도 중진 의원을 중심으로 물갈이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당의 지지 기반이 탄탄한 영남권 중진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 앞서 한국당에서는 유민봉 의원(초선), 김성찬 의원(재선) 등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들의 불출마 선언을 계기로 당내에서는 3선 이상 중진을 향한 용퇴 압박이 커졌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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