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54) 전 법무부 장관이 첫 피의자 조사에서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면서 향후 검찰과의 치열한 기 싸움을 예고했다.
17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14일 조 전 장관을 비공개로 소환해 8시간가량 조사했다. 조 전 장관은 검사의 질문에 모두 답변을 거부했다.
조 전 장관은 조사를 마친 뒤 변호인단을 통해 낸 입장문에서 진술거부권을 행사한 것과 관련해 "일일이 답변하고 해명하는 것이 구차하고 불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오랜 기간 수사를 해 왔으니 수사팀이 기소 여부를 결정하면 법정에서 모든 것에 대하여 시시비비를 가려 진실을 밝히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형법학자인 조 전 장관은 피의자의 진술거부권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국회 기자간담회와 인사청문회 등에서 밝힌 입장과 검찰에서의 진술이 다를 경우 불리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한 차례 피의자 신문을 경험한 조 전 장관은 검찰의 질문 내용을 통해 방어 전략을 가다듬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한 두 차례 더 조사하겠다는 입장인데 조 전 장관도 이에 대해서는 응할 계획이다.
당초 검찰은 그동안 확보한 각종 증거와 관련자 진술을 토대로 조 전 장관의 진술과의 모순점 등을 찾아내 혐의를 입증할 계획이었지만 조 전 장관의 진술거부권 행사로 관련 혐의를 뒷받침할 만한 명확한 증거를 찾아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검찰이 지난 8월27일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시작한 이후 79일 만에 조 전 장관을 소환하면서 수사는 사실상 조 전 장관의 신병처리만 남았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을 상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이미 구속기소 됐고 조 전 장관의 동생 등도 곧 구속기소 될 예정인 점을 고려하면 조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두고 검찰의 고민이 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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