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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 경제계 "어떤 경우에도 민간교류 지속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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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 경제인들이 양국 간 경제·산업 협력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노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일본 최대 경제단체인 게이단렌은 15일 일본 도쿄 게이단렌회관에서 ‘제28회 한일재계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이 담긴 공동 성명서를 채택했다. 지난 7월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3개 소재 수출규제 이후 얼어붙은 한·일 관계를 풀기 위해 양국 경제계가 나섰다는 평가다.

전경련과 게이단렌은 “어떤 정치·외교적 관계에서도 민간 교류를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화를 통해 양국 간 경제·산업 협력관계를 심화시켜 나가겠다”고 발표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양국 경제단체는 한·일 갈등이 글로벌 가치체계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를 공유했다”고 밝혔다. 두 경제단체 모두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연장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놨다고 허 회장은 전했다.

전경련에서는 허 회장을 비롯해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등 13명이 참석했다. 게이단렌에선 나카니시 히로아키 회장(히타치 회장)과 고가 노부유키 노무라홀딩스 회장, 구니베 다케시 미쓰이스미토모금융그룹 회장 등 10명이 나왔다.
<hr >
갈등 해소 머리 맞댄 韓·日 기업인
허창수 "양국 경제계 지소미아 연장 원해"


“일본 정부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국가)에서 제외하는 등 수출 규제를 강화한 데 대해 일본 경제계도 우려하고 있습니다. 일본 기업들이 정부에 수출 규제 조치의 악영향을 설명하기로 했습니다.”(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한국과 일본의 경제계가 올 들어 급속히 얼어붙은 양국 관계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 정치·외교적 갈등에 따른 피해가 양국 경제계에 고스란히 돌아가는 상황인 만큼 더 이상 관계가 나빠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전경련과 일본 최대 경제단체 게이단렌은 2017년에 이어 2년 만에 열린 한일재계회의에서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이 회의는 원래 매년 열리지만, 지난해에는 두 단체 회장단의 일정을 맞추지 못해 회장 간 회담으로 대체됐다.

허 회장은 15일 한일재계회의가 끝난 뒤 도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일본 경제계도 한·일 간 정치적 대립에 따른 문제점을 잘 알고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며 “공식적으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힘든 상황이라는 점을 숨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경제계도 한·일 관계 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한·일 양국 기업인이 자국 정부에 각종 문제점과 피해상황을 전달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3분기 한국과 일본의 대립이 정점에 달했을 때와 비교하면 일본 측이 화해에 적극적인 모습이었다고 전경련 관계자는 전했다.

나카니시 히로아키 게이단렌 회장(히타치 회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경제 분야에서 한국과 일본은 공급망을 공유하는 서로에게 뗄 수 없는 파트너”라고 했다. 이어 “양국이 정치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에 있지만 양국은 지금까지 직면했던 어려운 문제를 지혜를 짜내 극복한 경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나카니시 회장은 “양국 간 민간 차원에서 깊이 뿌리 내린 교류와 상호 신뢰 및 상호 이해가 있었기 때문에 이런 극복이 가능했다”며 “어떤 환경에서도 민간 교류와 대화는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경련과 게이단렌은 한국과 일본이 자유시장 경제와 민주주의를 지키고, 아시아 역내 국제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동아시아지역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최종 타결과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진전을 위해 한·일 양국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공동의 목소리를 냈다. 전경련과 게이단렌은 내년 도쿄올림픽 기간(7월 24일~8월 9일)에 한·일 간 셔틀 항공 증편, 인적 교류 확대, 수소경제 표준 제정, 신재생에너지 분야 기술협력 등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게이단렌 측은 오는 22일 만료 예정인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이 연장되길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청소년 교류 확대와 관광·스포츠 분야 협력 강화를 위한 장학금 지원 등의 사업을 하는 미래발전재단(가칭)을 설립하자는 제안도 내놨다. 두 단체는 협력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내년에 서울에서 한일재계회의를 이어가기로 합의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도병욱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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