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직구’(직접투자) 열풍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그동안 미국 증시를 주도해왔던 정보기술(IT)주보다 저금리 시대에 안정적으로 현금 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고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삼성증권은 서울 압구정동 현대백화점에서 최근 연 해외주식 설명회에 참석한 고객 432명에게 내년 해외 주식 투자 방향을 설문조사한 결과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13일 발표했다. 앞으로 투자 비중을 확대하고 싶은 나라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미국(52.1%)이라고 답했다.
최근 미국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데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가 반영된 것이란 게 삼성증권의 설명이다. 중국(25.2%)이 미국에 이어 2위에 올랐다. 동남아시아(13.2%), 유럽(5.7%), 기타 국가(3.8)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내년 유망한 투자 대상에 대해선 IT주(37.3%)보다 배당주(47.7%)를 꼽은 응답자가 많았다. 김중한 삼성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저금리와 저성장이 장기화될수록 불확실성이 높은 성장주보다 변동성이 낮은 배당주의 투자매력이 부각됐다”며 “올 들어 미국 증시가 IT주를 중심으로 크게 올라 고점 논란이 일고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배당주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자하고 싶은 해외 종목으로는 월트디즈니(16.2%)가 1위에 올랐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디즈니가 지난 12일 넷플릭스의 대항마로 새롭게 선보인 온라인동영상스트리밍(OTT) 서비스 ‘디즈니플러스’와 21일 개봉 예정인 ‘겨울왕국2’에 대한 기대 등이 작용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13.5%)과 마이크로소프트(13.2%), 블리자드(5.9%)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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