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 국왕이 이스라엘에 빌려준 국경 토지를 돌려받겠다고 공언했다.
10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은 의회 개회 연설에서 “요르단이 이스라엘에 빌려준 농업지대인 ‘바쿠라’와 ‘구마르’ 두 지역에 완전한 통치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쿠라와 가므르는 1994년 요르단이 이스라엘에 임대해준 땅이다. 바쿠라는 요르단 북서부, 가므르는 남부에 있다. 두 지역은 1946년부터 요르단 왕국 땅이었으나 바쿠라는 1950년, 가므르는 1967년 이스라엘이 점령했다. 요르단 정부는 1994년 미국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체결하면서 이스라엘에 두 지역 토지 사용권을 임대 형식으로 내줬다. 이스라엘 군과 농민들이 이 지역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이다. 일부에는 소유권도 줬다.
1994년 평화협정에 따르면 요르단은 바쿠라와 가므르 두 지역을 25년 간 이스라엘에 임대한다. 어느 한쪽이 1년 전에 종료를 통보하지 않으면 임대가 자동 연장된다. 이 협정은 올해까지 유효하다. 요르단은 작년 10월 바쿠라와 가므르에 대한 부속 조항을 갱신하지 않겠다고 통보했고, 이스라엘은 그간 부속 조항 연장을 요구해왔다.
현지 언론들은 최근 요르단에서 빈곤과 실업, 부정부패 등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자 요르단 국왕이 이스라엘 사안을 놓고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고 분석했다. 요르단에선 그간 이스라엘이 펼친 강경한 예루살렘·팔레스타인 정책으로 인해 요르단과 이스라엘간 평화협정에 관한 부정적 여론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요르단 인구 1000만명 중 팔레스타인계는 약 70%를 차지한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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