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었던 것 같아요. 지금 시기에 갓세븐과 팬분들과의 관계가 얼마나 깊은지 짚어줘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한 컴백 라운드 인터뷰에서 그룹 갓세븐(GOT7)은 진지하고 진솔하게 팬들을 향한 마음을 드러냈다. 어느덧 데뷔 6년 차가 된 이들은 아가새(팬덤명)가 변함없이 자신들을 외쳐주었기에 '갓세븐'이라는 이름의 가치가 빛을 발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리고 이러한 고마움과 애틋함을 담아 탄생한 앨범이 바로 지난 4일 발매한 새 미니앨범 '콜 마이 네임(Call My Name)'이다.
'콜 마이 네임'의 타이틀곡은 '니가 부르는 나의 이름(You calling my name)'으로 '어둠에 갇힌 나의 이름을 불러준 네가 내 존재의 이유가 됐다'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앨범명부터 타이틀곡까지 '이름'을 소재로 설정한 계기에 대해 묻자 유겸은 "우리는 늘 팬분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해왔다"면서 "이번에는 팬분들이 있기에 우리가 존재한다는 이야기를 더 확실히 전달해드리고 싶었다. '팬분들이 우리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우리의 존재 가치가 생긴다'라는 뜻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진영 역시 "갓세븐이 JYP 박진영 형처럼 대선배는 아니지만 아이돌로서 차근차근 오래 활동해왔다고 생각한다. 지금 시기에 팬분들과의 관계가 얼마나 깊은지에 대해 짚어줘야 할 필요 있다고 느꼈다"며 "이름이라는 단어 자체가 고귀하더라. 이름에 대한 의미가 어느 정도로 중요한지를 알게 됐다. 6년 차인 우리에게 굉장히 의미 있고 잘 나온 앨범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갓세븐은 팬들과의 관계가 돈독한 팀으로 잘 알려져 있다. 팬들이 목놓아 갓세븐을 외치면, 이들은 어김없이 '아가새'를 위한 노래를 했다. 춥고 힘들었던 시간을 이겨낼 수 있도록 해준 팬들을 만난 순간이 기적이었다는 '미라클(Miracle)', 과분한 사랑에 대한 고민과 이를 잘 지켜낼 것이라는 각오가 담긴 '이클립스(ECLIPSE)' 등 갓세븐의 곡 중심에는 늘 팬들이 있었다.
남다른 팬 사랑에 대해 갓세븐은 "우리가 되게 천천히 여기까지 올라왔다. 팬분들도 같이 커가는 느낌을 많이 받았을 거다. 시작부터 함께 열심히 달렸기 때문에 서로의 열정을 느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이게 바로 이번 앨범의 포인트인 것 같다"고 생각을 전했다.
'니가 부르는 나의 이름'으로 갓세븐이 선보이는 콘셉트는 '처연 섹시'다. 유겸은 "기존에는 청량한 곡들을 했다면 이번에는 섹시하면서도 처연한 분위기를 표현한 곡이라 새로운 갓세븐을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변화에 확신을 갖기까지 고민도 많았다고 했다.
진영은 "처음 가이드를 들었을 때는 '이걸 우리가 하는 게 맞을까'라는 생각했다. 그런데 녹음을 하고 나니 '우리가 이런 장르도 잘 소화할 수 있었구나'라고 생각이 바뀌더라"며 웃었다. 유겸도 "처음 가이드를 들었을 때는 섹시하다는 느낌을 전혀 못 받았다. 기존에 했던 것보다 미니멀했다. 기존곡은 사운드로 가득 채워져있었다면 이번에는 되려 임팩트가 빠지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섹시하다는 느낌을 못 받았는데 뮤직비디오를 찍으면서 곡이 섹시해 보인다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그렇다면 처연하면서도 섹시한 분위기를 어떻게 갓세븐만의 스타일로 만들어냈을까. 유겸은 "가사에 절실함과 아련함이 있다. 콘셉트 자체가 섹시하지만 반대로 가사는 아련해서 둘의 조화가 처연함을 나타낸다. 가사에서 오는 슬픔과 아픔이 조화돼 비로소 처연함이라는 감정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게 일곱 멤버들의 색깔이 칠해져 비로소 완성된 '니가 부르는 나의 이름'에 갓세븐은 만족을 표했다. 유겸은 "일반적으로 훅에서 디벨롭 되다가 터지는 사운드로 에너지를 많이 주는데 이번에는 올라가다가 사운드가 확 빈다. 그런 임팩트가 새롭게 다가와서 좋았다"고 했다. 특히 다이어트를 감행하는 등 비주얼적으로도 빈틈을 보이지 않으려 노력했다는 JB는 "뮤직비디오 1차 편집본을 보면서 안심이 됐다. 각자 나름대로 다이어트를 많이 했는데 역시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무엇보다 갓세븐이 심혈을 기울인 것은 퍼포먼스였다. '처연 섹시'라는 콘셉트를 표현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하고, 또 어려운 부분이기도 했다. "박진영 PD님께서 춤을 되게 잘 춰야하는 곡이라 하셨다"고 말문을 연 갓세븐은 "우리끼리는 퍼포먼스 호흡이 되게 잘 맞는다고 생각하면서 뮤직비디오를 찍었는데 PD님이 보시더니 '더 잘 춰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더욱 노력했다"고 고백했다. 갓세븐은 "(박진영 PD님이) 이제 우리가 6년 차니까 활동하면서 후배들이 '선배님들 멋있다'고 말하는 걸 보여주고 싶으셨던 것 같다. 남은 시간 동안 더 열심히 맞춰보라고 하시더라"고 밝혔다.
팬들과 함께 차근차근 걸어온 6년의 시간만큼, 책임감 역시 묵직하게 느끼고 있는 갓세븐이었다. 유겸은 "무대를 하면서 후배들한테 당연히 멋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특히 연차가 찼으니 더 늘어난 실력으로 보고 배울 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JB 또한 "이제는 누군가의 롤모델이 되게끔 더 열심히 해야 한다.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 진영이 형이랑 이야기하면서 우리가 선배님들을 보면서 커왔듯이 이제는 우리도 자기 것만 하는 게 아니라 가요계에 영향력을 줄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느꼈다"며 깊은 속내를 털어놨다.
끝으로 갓세븐은 "후배들에게는 무대나 음악으로 본받을 수 있는 아티스트 중 하나라는 말이 듣고 싶다. 그리고 팬들에게는 꾸준한 아이들이라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을 것 같다. 계속해서 앨범에 의미를 더 담으려고 하는 우리의 노력을 알아주셨으면 한다. 노력했다는 말을 들을 때가 참 좋다"는 밝고 희망적인 바람을 전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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