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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은지의 Global insight] 손정의 투자받은 위워크·올라의 엇갈린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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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업계의 큰손’인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투자 제안을 받는다는 것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 꿈 같은 일이다. 투자 유치만으로 세계가 주목할 뿐 아니라 대규모 자금을 한 번에 조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피스 공유업체 위워크와 인도의 차량 공유업체 올라는 그 행운을 잡은 주인공들이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는 2017년 8월 위워크에 44억달러를 투자했다. 올라도 같은 해 2억5000만달러의 투자금을 손에 쥐었다.


소프트뱅크의 투자 이후 두 회사는 급속히 성장했다. 위워크는 세계 500개 도시에 사무실을 냈다. 후발주자인 크노텔, 인더스티리어스 등을 따돌리며 글로벌 1위 오피스 공유업체로 자리매김했다. 올라는 작년 말 기준 인도 169개 도시에서 100만 명 이상의 운전자, 월 1000만 명 이상의 이용자를 확보했다. 세계 1위 차량 공유업체인 우버도 인도 시장에선 올라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올초 두 회사에 또다시 투자 제안을 했다. 이들은 모두 추가 펀딩이 필요했다. 초기 성장기는 잘 버텼지만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선 과잉 경쟁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견뎌야 했다.

두 회사의 선택은 달랐다. 애덤 노이만 위워크 창업자는 지난 1월 소프트뱅크에서 20억달러를 수혈받았다. 이 투자로 소프트뱅크의 위워크 지분율은 20%에서 29%가 됐다. 당시 노이만 창업자의 지분율 22%(현재 10% 미만 보유)보다 높았다. 이후 위워크는 바로 기업공개(IPO) 절차에 들어갔다. 하지만 최대주주 지위를 내준 노이만의 경영 추진력은 과거보다 강력하지 못했다. 실적 악화까지 겹쳐 상장 작업에 차질이 빚어졌다. 한때 470억달러에 이르던 위워크의 기업가치는 100억달러 미만으로 고꾸라졌다. 최대주주인 소프트뱅크는 결국 노이만을 비롯해 위워크 이사진을 대거 교체했다. 위워크는 IPO를 접고 인력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바비시 아가르왈 올라 창업자는 투자 제안을 거절했다. 소프트뱅크는 11억달러의 거금을 지원하겠다고 제안했지만, 이 자금을 받으면 경영 독립권을 보장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소프트뱅크의 올라 지분율은 당시 26%였다. 추가 투자를 받으면 소프트뱅크 지분율이 40%를 넘어서는 상황이었다. 블룸버그통신은 “올라가 경영 독립성 유지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 소프트뱅크에서 거액을 유치하는 쉬운 길을 포기했다”고 평했다.

올라는 다른 전략적 투자자를 찾아 자금을 조달했다. 올해 현대자동차에서 2억4000만달러, 인도 전자상거래업체 플립카트의 사친 반살 창업자에게서 9000만달러를 유치했다. 투자 유치 후 2022년 상장을 목표로 삼았다.

월가의 거물인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회장은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위워크의 실패 사례는 IPO를 추진하는 모든 기업이 연구해야 한다”며 “초기 기업은 IPO를 진행하기 전에 기업지배 구조를 강화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기업 지배구조가 흔들릴 정도로 지분을 분산하면 외부 압력에 쉽게 흔들릴 수 있다는 얘기다.

이코노믹타임스에 따르면 글로벌 주요 벤처회사의 창업자 지분율은 10% 안팎에 불과하다. 배달 앱(응용프로그램) 스위기의 창업자 스라하르샤 마제티의 지분율은 10.5%이고, 호텔 체인 오요의 리테시 아가왈 최고경영자는 9.5%의 지분만 갖고 있다. 대규모 투자 유치를 꿈꾸는 수많은 벤처 창업자가 다이먼 회장의 조언을 마음에 새겨야 할 것 같다.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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