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2%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 과거 10%를 넘나드는 고성장시대를 지나 저성장이 고착화된 시대에 접어들었다. 이에 사회 곳곳에서는 한정된 파이를 놓고 싸우는 ‘제로섬 게임’이 펼쳐지고 있다. 갈등의 시대, 해법은 무엇일까. 그리고 이런 시대흐름 속에서 기업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저성장시대의 사회 갈등 해결 방안을 논한 <수축사회>의 저자 홍성국 혜안리서치 대표는 7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인재포럼 2019’에서 ‘수축의 시대, 어떻게 사회적 자본과 신뢰를 키울 것인가’ 세션 발표자로 나섰다. 그는 “저성장 시대의 양극화 갈등은 사회적 자본 확대로만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자본이란 협업, 공감능력, 신뢰 등 사회의 협력을 가능케 하는 사회적 자산을 말한다.
홍 대표는 “저성장, 저투자, 고실업이 지속되면서 경제적·사회적 양극화가 심해지고 국가의 기능이 축소되고 있다”며 “기득권이 해체되는 상황에서 수평적인 개개인들의 자발적 네트워크만이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회책임투자펀드가 늘어나는 것을 보면 이미 움직임은 시작됐다고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도이체방크는 2020년 세계 운용자산 규모 중 사회책임투자 지침을 따르는 펀드가 50%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한준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국 사회는 아직도 경쟁에서 이긴 사람만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너무 강하다”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개인은 그냥 변하지 않는다”며 “윤리적 소비를 하고 협력하는 사람을 인정해야 사회적 자본이 확대되는 사회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회적 자본이 갖춰지면 경쟁적 사회보다도 더 효율적인 사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발표 이후에는 사회적 자본이 강조되는 한국 사회에서 기업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에 대한 소개가 이어졌다. 정현천 SK수펙스추구협의회 SV추진팀 팀장은 “이제 소비자는 가성비만을 보지 않고 상품을 제조한 회사가 사회적 가치를 얼마나 창조하고 있는지를 유심히 본다”며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 기업에 사회적 가치 확보는 절박한 생존 차원 문제가 됐다”고 밝혔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