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국회의장이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보상문제 해법으로 양국 국민과 기업 성금으로 보상하는 방안을 제안하자 진보 시민단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한국진보연대, 한국 YMCA 등이 모여만든 '아베 규탄 시민행동'은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문 의장의 발언을 비판했다.
박석운 아베규탄시민행동 공동대표는 "문 의장이 일본에 제안한 내용은 강제 동원당한 할머니 할아버지와 국민의 자존심을 짓밟은 망언" 이라며 "일본의 사죄와 배상 없는 한일 정부, 국회 간의 야합은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은 "피해국의 국회의장이 일본에 가서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보다 후퇴한 것을 해결안이라 제시해 지난 30년 운동에 대못을 박고 있다"고 했다.
정의기억연대는 6일 오후 입장문을 내고 "문 의장의 기금안 관련 발언을 강력히 규탄하며 즉각적인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죽창까지 언급하며 일본을 규탄했던 여권 인사들은 최근 일본과의 화해 분위기 조성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달 일왕 즉위식에 참석해 "50년이 되지 않는 불행한 역사 때문에 1500년에 걸친 우호 협력 역사를 훼손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일본 언론 취재에는 일본어로 답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일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 만난 아베 신조 총리와 깜짝 회담을 했다. 청와대 설명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아베 총리를 발견하곤 "이야기 좀 하자"고 요청해 현장에서 즉석으로 이뤄진 회담이라고 한다.
지난달 2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일왕'을 '천황'으로 호칭해 논란이 있었다.
강 장관은 일본 왕의 호칭을 어떻게 써야 하느냐는 의원들의 물음에 "1998년 김대중 대통령의 방일을 계기로 (일본 왕의 호칭은) 상대국이 쓰는 명칭을 쓴다는 차원에서 '천황'으로 정리 했다"고 설명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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