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임신부도 인플루엔자(독감) 예방 백신 무료접종 대상에 포함되면서 1381만 명이 독감 백신 혜택을 받게 됐다. 국민 네 명 중 한 명(27%)꼴이다. 보건당국은 백신 효과 지속기간, 독감 유행시기 등을 고려해 이달 중 백신을 접종하라고 권고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하고 “독감 의심환자가 점차 늘고 있다”며 “늦어도 11월 중에는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임신부는 태아를 보호하기 위해서도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며 “임신 중 백신을 접종하면 엄마에게 형성된 항체가 태반으로 아이에게 전달돼 백신을 맞지 못하는 6개월 미만 영아에게도 보호 효과가 있다”고 했다.
지난달 20~26일 기준 국내 독감 의심환자는 인구 1000명당 4.5명꼴이다. 유행기준(인구 1000명당 5.9명)에는 미치지 않지만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독감 유행주의보는 11월 16일 발령됐다. 2017년(12월 1일)보다 보름 정도 빨랐다. 질병관리본부는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속도로 환자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달부터 올겨울 독감 백신 무료접종을 시작했다. 2007년부터 올해 8월 이전에 태어난 어린이와 65세 이상 고령층, 임신부 등이 접종 대상이다. 고령층 접종률은 73.1%로 비교적 높지만 임신부는 20.6%로 낮은 편이다. 임신부 접종을 올해 시작해 인식이 높지 않은 데다 임신 중 접종에 대한 불안감이 크기 때문이다. 정 본부장은 “임신부는 폐렴 등 합병증 위험이 크다”며 “임신주수와 상관없이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겨울에는 독감과 함께 A형 간염도 주의해야 한다. 오염된 조개젓 관리를 강화하면서 가파르던 환자 증가세가 꺾였지만 여전히 매주 100여 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환자 대부분은 면역력이 없는 20~40대다. 가을이면 늘어나는 쓰쓰가무시증, 겨울마다 유행하는 노로바이러스도 조심해야 한다. 정 본부장은 “화장실에 다녀오거나 외출하고 돌아온 뒤에는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씻고 기침 예절을 지켜달라”며 “조개류는 익혀 먹어야 한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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