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가 베트남 소비자금융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현지 금융회사를 인수해 개인 대출과 자동차금융, 신용카드 사업을 하기로 했다. 국내 신용카드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베트남을 교두보 삼아 동남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사진)의 승부수다.
현대카드는 지난 28일 베트남 은행인 마리타임은행(MSB)으로부터 현지 소비자 금융사인 FCCOM 지분 50%를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FCCOM은 MSB의 100% 자회사로 개인대출 상품을 주로 취급해왔다.
FCCOM을 현대카드와 MSB가 50 대 50으로 지분을 나눠 갖는 조인트벤처 형태로 운영하기로 했다. 현대카드가 마케팅과 리스크 관리, 정보기술(IT)을 활용한 디지털 전략을 담당하고, MSB가 영업을 계속 책임지기로 했다. 현대카드는 내년 상반기 베트남 금융당국의 대주주 변경 승인 절차를 마무리 짓고,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베트남에서 소비자금융 회사는 개인 대출과 신용카드업, 할부금융업 등을 할 수 있다. 현대카드는 베트남에 지급·결제에 필요한 IT 인프라를 깔고, 신용카드 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베트남 통계청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베트남 인구는 9620만 명으로 세계 15위권이다. 반면 신용카드 고객 수는 74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0%에도 못 미쳐 성장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카드는 베트남 인구의 50%에 달하는 청장년 소비자(15~44세)를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자동차와의 합작 영업도 고려하고 있다. 지난해 베트남에서 판매된 자동차 총 34만여 대 중 현대기아차는 10만7000여 대에 달해 시장 점유율 1위(32%)를 기록했다. 현지 소비자가 현대·기아차를 구매할 때 대출해주거나, 할부 거래를 지원하는 등의 자동차 금융사업을 해나갈 계획이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