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국감’에 피감기관들만 미소짓지 않았을까요.”
정책통으로 알려진 한 여당 의원은 2019년 국정감사를 총평해달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여 피감기간에 대한 제대로 된 감사가 되지 않았단 얘기다.
최저 수준의 법안 처리율로 최악의 국회란 평가를 받는 20대 국회의 마지막 ‘국감 성적표’ 역시 좋지 않은 평가가 나오고 있다. 25일 국회 운영위원회를 끝으로 국감은 대부분 마무리됐지만 작년 ‘사립 유치원 비리’를 파헤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같은 국감 스타는 올해 찾아볼 수 없다. 자유한국당 차원의 ‘공공기관 채용 비리’ 등 커다란 정책 이슈도 올해엔 보이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몇 개월 전부터 국감을 준비한 보좌진 사이에선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한 보좌관은 “조 전 장관으로 시작해서 조 전 장관으로 끝났다”면서 “‘조국’이라는 큰 줄기와 연관되지 않으면 충분히 주목받을 만한 것도 묻혀버렸다”며 아쉬워했다. 또 다른 야당 보좌관은 “국감 중반에서야 아무리 열심히 준비해도 주목받지 못한다는 걸 깨달았다”며 “조 전 장관과 어떻게든 연결해 보려는 우리 자신이 한심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상임위원회에서 주목받았던 ‘정책 이슈’도 거의 없었다. 정무위원회의 주요 쟁점은 금융정책이 아니라 조 전 장관의 ‘가족 펀드’였다. 피감기관은 ‘다행이다’라는 반응이었다.
정무위뿐 아니라 법제사법위와 교육위, 정무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기획재정위도 조국 이슈가 휩쓸었다. 한 야당 의원은 “조국 이슈는 이슈대로, 국감 이슈는 이슈대로 끌고 갔어야 했다”면서 “결국 올해 국감의 최대 스타는 ‘조국’이었단 보좌관들의 푸념이 가볍게 들리지 않는다”며 안타까워했다.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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