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전 처방받은 감기약이 있는데 먹어도 될까요?”
인터넷에 심심치 않게 올라오는 질문입니다. 일반의약품은 겉포장이나 용기에 유통기간이 적혀 있지만 병원에서 처방을 받아 약국에서 조제한 약은 그렇지 않죠. 조제 분량이 이틀 치면 이틀, 사흘 치면 사흘 안에 다 복용하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중간에 약 먹는 것을 깜빡하거나 사정이 생겨 복용을 중단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증상이 빨리 호전돼 약을 먹지 않아서 남기도 하죠. 나중에 찬장을 열어보니 조제약 봉지들이 한 움큼씩 쌓여 있는 집들도 있을 겁니다. 예전에 비슷한 증상일 때 처방받은 약을 찾아 복용하는 분들도 있을 텐데요. 봉투에 개별 포장된 조제약은 최대 6개월이 지나면 폐기하는 게 좋습니다. 약마다 유통기간이 다르고 봉지 안에 여러 가지 약이 섞여 성분이 변질될 우려가 크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이 처방받는 물약은 유통기간이 최대 1개월입니다. 두 가지 이상 물약이 섞였다면 복용기간 내 사용해야 합니다. 아깝다고 냉장고에 넣어 보관하면 안 됩니다.
알약은 물약보다 유통기간이 더 깁니다. 밀폐 용기에 담긴 알약은 개봉일로부터 1년 이내에 사용해야 합니다. 봉지에 나눠 담긴 약은 처방받은 날로부터 6개월 미만입니다. 한 가지 알약일 경우에 그렇습니다. 두 가지 이상의 약이 섞여 있을 때는 2주 안에 복용하는 게 좋습니다.
가루약은 알약을 갈아서 만드는 거라 유통기간이 짧은데요. 분쇄, 소분 조제한 날로부터 6개월까지가 유통기한이지만 처방일 기준으로 한 달 내 복용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연고는 개봉일 기준으로 6개월, 용기에 별도로 담긴 연고는 처방일 기준 1개월 내로 사용해야 합니다. 안약, 점비제(코 비강에 적용하는 약), 가글제 등 외용제도 개봉 후 1개월 안에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요즘엔 약봉지에 알약 모양과 성분명, 효과까지 적혀 있어 이를 일일이 대조해 유통기한을 찾아볼 수도 있습니다. 이것만 믿고 조제약을 1년 이상 방치해뒀다가 복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조제약은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과 달리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 많이 들어 있는데요. 전문의약품은 일반의약품 대비 효과가 뛰어나지만 그만큼 부작용도 큽니다. 환자의 기존 병력과 상태를 고려해 약을 지어주는 것이죠. 그런데 환자가 과거에 처방받은 조제약을 증상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복용한다면 이상 반응이 나타나거나 증상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조제약이 아닌 의약품은 용기에 표기된 유효기간을 지키면 됩니다. 평균적인 유통기간은 1년입니다. 개봉 뒤에는 제품의 뚜껑을 꼭 닫고 밀폐해 25도 이하 서늘한 곳에서 건조한 상태에 두는 게 일반적인 보관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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