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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일의 원자재포커스] 리튬 업계 실적 적신호..."공급과잉에 가격도 하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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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리튬 생산업계 실적에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세계 최대 리튬 생산업체 중 하나인 중국 톈치(天齊)리튬은 5년 만에 처음으로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속되는 공급 과잉이 리튬 가격의 하락세를 불러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톈치리튬은 지난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이 기간 5390만위안(약 8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사실을 밝혔다. 톈치리튬이 분기 순손실을 낸 것은 2015년 1분기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톈치리튬은 올 2분기까지만 하더라도 8210만위안(약 13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던 중이다. 지난해 3분기 순이익은 3억7970만위안(약 629억원)에 달했다.



톈치리튬은 중국 리튬시장의 80%를 점하는 독점적 지위 덕택에 가격 결정력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대규모 광산 기업이다. 중국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왕성한 투자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톈치리튬은 2016년 서부 호주 그린부시스 광산에 투자했고, 2018년에는 칠레의 SQM 지분을 인수했다. 그린부시스는 세계 최대의 리튬 광산이 집중된 곳이고, SQM은 세계 2대 리튬 생산 기업이다.



최근 톈치리튬의 실적이 타격을 받은 건 리튬 가격이 크게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자재 가격정보 업체인 아시안메탈에 따르면 중국에서 판매되는 탄산리튬 가격은 올 들어 28% 하락했다. 현재 t당 4만9500위안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초의 t당 15만위안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공급 과잉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 리튬 가격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전기자동차 등의 보급 확대로 리튬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공급이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호주에서는 2017년 이후 무려 6개의 신규 리튬 광산이 운영에 들어갔다. 세계 2위의 리튬 생산국 칠레는 최근 리튬 광산 집중지인 북부의 아타카마 염호(?湖) 탐사권을 외국기업에 개방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칠레의 리튬 채굴 면적은 지난 20년 동안 네 배 가까이 늘어났다.



시장 전문가들은 리튬 가격 하락세가 한동안 지속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글로벌 리튬 가격은 2021년이 돼서야 저점을 찍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톈치리튬은 올 4분기에도 최소 1950만위안(약 32억원) 수준의 순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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