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웠지?” “생각보단 쉽던데….”
20일 서울 대치동 단국대사범대학부속고에 마련된 삼성직무적성검사(GSAT) 시험장. 시험을 마치고 삼삼오오 빠져나온 취업준비생들은 시험 난이도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삼성은 이날 그룹 대졸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위해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 전국 5개 도시와 미국 뉴어크 및 로스앤젤레스에서 일제히 시험을 치렀다. GSAT은 삼성 계열사에 취업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관문이어서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삼성고시’로 통한다. 취업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GSAT에 5만여 명이 몰린 것으로 추산했다. 19일 시행된 금융공기업과 대기업 시험에도 5만여 명이 응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반기 GSAT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어려웠다’는 상반기 시험(4월 14일)보다는 쉬웠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언어논리 과목이 까다로웠다는 의견도 있었다. 응시자들은 언어논리 시험에 나온 ‘파블로프의 개’ 실험(조건 반사와 무조건 반사)과 관련된 문제가 가장 어려웠다고 입을 모았다. 페르마 정리 및 렘수면(깨어 있는 것에 가까운 얕은 수면)에 관한 문제도 출제됐다. ‘효과가 나다’라는 표현에서 ‘나다’와 같은 의미를 찾는 유형의 문제가 까다로웠다는 지원자도 많았다. 수리논리 영역의 피보나치 수열 관련 문제도 수험생들을 곤혹스럽게 했다는 후문이다.
삼성 계열사들은 이달 말 GSAT 합격자를 발표한 뒤 다음달부터 면접을 할 예정이다. 면접은 인성검사, 직무역량면접, 창의성 면접, 전공 프레젠테이션 등으로 이뤄진다.
지난 19일에는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 기업은행, 산업은행 등 금융 공공기관들이 필기시험을 시행했다. CJ그룹과 효성, 우리은행 등도 같은 날 필기시험을 치렀다. 여러 곳의 시험이 같은 날 있다보니 일부 수험생들은 오토바이 퀵서비스를 이용해 다른 시험장으로 이동하기도 했다.
한은 등 금융기관 필기시험은 예상보다 어려웠다는 반응이 우세했다. 한은은 ‘탈세계화의 원인, 한국이 맞이한 리스크와 대응방안’을 논술 문제로 제시했다.
오는 26일에는 롯데그룹과 한국전력공사 등의 필기시험이 예정돼 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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