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구니(트레이)가 컨베이어를 타고 쉼없이 움직인다. 바구니엔 주문 정보가 담긴 바코드 라벨이 붙어 있다. 어느 순간 컨베이어가 멈춘다. 동시에 선반에 진열된 ‘분유’ 상품 앞의 빨간색 버튼이 깜빡인다. 스캐너가 바코드 라벨을 읽은 뒤 분유가 주문 상품에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 이곳에서 일하는 장보기 전문 사원 ‘피커(picker)’가 바구니에 분유를 담는다. 버튼을 누르자 다시 컨베이어가 움직인다.
지난 17일 찾아간 경기 수원 원천동의 홈플러스 원천FC. 홈플러스의 도심형 온라인 물류센터인 ‘점포 풀필먼트센터(FC)’ 3호점이다. 원천점 지하 1층에 있는 원천FC는 6844㎡(약 2074평) 규모다. 새롭게 대형 온라인 물류센터를 짓는 대신 기존 점포 시설을 활용했다. 소비자와 거리가 가장 가까운 FC점포에서 온라인 주문 물량을 배송할 수 있어 시간도 줄일 수 있게 됐다. FC에서는 하루를 세 구간으로 나눠 온라인 주문을 처리한다. 오후 2시까지 주문 물량에 한해 당일 배송 처리한다.
지난 8월 문을 연 원천FC에는 소비자들이 온라인에서 자주 구매하는 상품 3000여 종이 진열돼 있다. 대형마트가 판매하는 4만여 종 가운데 선별했다. 상품이 진열된 선반들 사이로는 롤러 컨베이어가 길게 이어진다. 컨베이어 위로 상품이 담긴 바구니들이 움직인다. 모든 상품 코너를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3분. 컨베이어 한 바퀴를 돈 바구니는 배송 트럭에 실려 마트를 떠난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7월 계산점, 올 8월 안양점에 이어 원천점에도 FC를 구축했다. 안양점과 원천점에서 소화하는 하루 온라인 배송 건수는 기존 200건에서 약 1500건 수준으로 각각 늘어났다. 배송 범위는 반경 5㎞ 이내에서 15㎞로 확대됐다. 안양점은 방배·서초·사당·양재·평촌까지, 원천점은 죽전·광교·신갈·기흥 지역까지 제품을 배송할 수 있다.
홈플러스는 FC를 기반으로 온라인 배송을 더 키울 계획이다. 온라인 매출을 지난해 6000억원에서 올해 1조원, 2021년엔 2조3000억원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2021년까지 전국 140개 점포 중 열 곳에 FC를 구축할 방침”이라며 “전국 어느 곳에서 주문하더라도 가까운 홈플러스 점포에서 당일 배송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수원=안효주/오현우 기자 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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