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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에세이] '사돈의 나라'를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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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베트남은 닮은 점이 많다. 유교 사상을 중시하는 전통에 따라 부모에 대한 효를 중심으로 가족과 공동체를 중히 여긴다. 아이들이 몽고반점을 갖고 태어나는 점도 닮았고 젓가락을 사용하는 문화, 술을 권하는 관대한 음주문화도 그렇다.

민족애 역시 남다르다. 두 나라 모두 역사적으로 외세의 침략으로 식민 지배를 받은 아픔과 저항운동의 경험이 있다. 냉전 시대를 지나며 분단과 전쟁의 쓰라린 경험도 똑같이 지니고 있다. 세계 어디에도 우리와 이토록 비슷한 문화와 정서를 가진 나라는 없다. 두 나라가 국제결혼 7만 가구의 ‘사돈의 나라’로 발전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이치인지도 모르겠다.

올해 양국은 수교 27주년을 맞았다. 1992년 수교 이래 2001년 포괄적 동반자 관계, 2009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될 만큼 짧은 기간에 세계적으로 유례없고 경이로운 관계를 발전시켜왔다.

경제 교류는 더욱 빠르고 놀랍다. 한국은 베트남의 2대 교역국이자 제1위 투자국 및 제1위 공적개발원조(ODA) 협력국이다. 베트남은 한국의 4대 교역국 및 투자 대상국이다. 베트남에는 8000여 개의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고 15만 명의 한국인이 거주하는 등 양국은 경제적으로 더 이상 분리할 수 없는 관계가 됐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서 무역처 다변화는 필수과제다. 특히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 이후 중국을 비롯한 강대국 의존도를 낮추는 대신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등 신흥국과의 정치·경제 협력 저변을 넓히는 것은 중요한 과제가 됐다.

올 6월 국회 한·베트남 의원친선협회장 자격으로 베트남을 공식 방문했었다. 응우옌티낌응언 국회의장 등 베트남 지도자들을 만나 양국 협력관계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한·베트남 교육교류 협약 체결식과 K마트 하노이 물류센터 준공식에 참석하고 하노이와 박닌성의 동포, 기업인을 격려하는 등 많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 과분하게도 양국 우호 증진에 기여한 공로를 베트남 국가 우호훈장을 받기도 했다.

이제 베트남과 한국이 사돈의 나라를 넘어 소중한 우방국으로 나아가는 만큼 양국이 하나의 경제공동체로 발전해 공존 번영하기를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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