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행정에 대한 발상을 바꿔보면 어떨까요.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제대로 도입하는 것입니다.”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이 15일 서울 강남 구글스타트업캠퍼스에서 열린 코리아스타트업포럼 3주년 기념 행사에서 내놓은 주장이다. 장 위원장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미래를 열 수 있는가’를 주제로 열린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와의 대담에서 이렇게 말했다.
장 위원장은 잘못된 기업을 막을 수 있는 사후 장치가 부족하다는 인식이 강력한 사전 규제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에선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규제 역할을 한다”며 “소송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시장이 자율규제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도 이 두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며 “대신 정부가 규제에서 손을 떼고 시장이 스스로의 행동을 감시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에 대한 대화도 오갔다. 장 위원장은 “기업인의 피가 흐르는 사람에게 불확실성은 새로운 기회일 수 있다”며 위축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도 “경기가 안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아무 일도 안 하는 게 가장 어리석은 일”이라며 적극적인 시장 개척을 독려했다.
장 위원장은 네오위즈, 크래프톤 등을 세운 창업가이기도 하다. 그는 후배 창업자들에게 “창업을 권장한다고 해서 분위기에 휩쓸리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창업해서 행복한 순간이 1이라면 괴로운 순간이 9”라는 논리였다. 장 위원장은 “기업가정신을 갖춘 인물이란 확신이 서면 그때 실행에 나서면 된다”고 했다.
김 대표는 스타트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 마을의 미래를 보려면 그 마을에 있는 아이들의 울음소리를 들어보라’는 옛말이 있다”며 “국가 경제도 새로 태어나 우는 기업이 계속 나와야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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