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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리히 뤼디거 총장 "캠퍼스 입주기업만 360개…학생들과 산업계 문제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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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최고 대학으로 손꼽히는 아헨공대가 지난 11일 서울 광화문에 한국대표사무소를 설치했다. 한국 기업 및 대학과의 협력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아헨공대는 지난해 운영 예산이 1조3000억원이 넘는 독일 최대 규모의 대학이다. 특히 활발한 산학협력으로 전 세계의 글로벌 기업과 연구소를 캠퍼스 안으로 끌어들이고 있는 학교로 유명하다. 한국과의 협력 교두보를 확보한 아헨공대는 서울대와 세계에서 네 번째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한국대표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울리히 뤼디거 아헨공대 총장은 이날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아헨공대가 해외에 대표사무소를 세운 것은 중국 베이징 다음으로 서울이 두 번째”라며 “대표사무소는 서울대 등 한국의 우수한 대학 및 기업들과 직접적인 교류를 매개하는 ‘프런트 데스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대표사무소는 무슨 역할을 맡습니까.

“대표사무소는 학생 교류, 연구진과의 공동연구, 기업과의 협력 등 한국과의 교류와 관련해 말 그대로 모든 역할을 할 것입니다. 아헨공대와의 협력을 원한다면 이제 독일에 직접 방문할 번거로움이 크게 줄어들 것입니다. 한국 대학·기업과의 교류를 확대하고 싶은 아헨공대에 대표사무소 개소는 큰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을 두 번째로 선택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한국은 연구에서나 학생 교류에서나 아헨공대의 ‘키(key) 파트너’입니다. 아헨공대는 이미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KAIST 포스텍 성균관대 이화여대 등 7개 한국 대학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습니다. 이들 및 민간 기업과의 교류를 확대하려고 합니다. 오늘 오전엔 서울대를 방문해 새로운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왔습니다.”

▷서울대와의 MOU는 무슨 내용입니까.

“서울대와의 관계를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격상했습니다. 아헨공대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대학은 이전까지 중국 칭화대, 인도 마드라스대, 캐나다 앨버타대 등 세 개뿐이었습니다. 서울대와는 인공지능(AI), 의료과학, 기계공학 등의 분야에서 공동연구를 하기로 했고 1년에 한 번씩 공동 콘퍼런스를 개최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아헨공대는 서울대 이외의 대학 및 기업과도 AI, 미래에너지, 자율주행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분야 협력을 확대하길 기대합니다.”

▷대학 및 기업과 교류에 적극적인 이유가 무엇인가요.

“대학은 지식을 생산하는 곳인데, 이 지식은 사회적인, 혹은 경제적인 영향력이 있어야 합니다. 이 영향력은 다른 주체와의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협력은 다른 대학과의 협력, 글로벌 협력, 기업과의 협력을 모두 포함합니다.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기후변화, 고령화 등의 문제는 너무 복잡해 혼자서는 풀어낼 수 없습니다. 결국 사회적 영향을 주기 위해선 다른 기관과의 유기적이고 다각적인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아헨공대가 산학협력에 적극적인 것도 같은 이유에서인가요.

“그렇습니다. 아헨공대의 슬로건은 ‘배우고, 연구하고, 창조하라’입니다. 아헨공대는 학생들을 처음부터 연구자로서 교육합니다. 이 학생들은 캠퍼스에 입주한 360개의 글로벌 기업과 공동연구를 수행합니다. 기업과 물리적으로 가까운 환경에서 학생들은 끊임없이 산업계의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배우고 터득합니다.”

▷학교에 360개 회사가 입주했다는 사실이 놀랍네요.

“이뿐만이 아닙니다. 학교와 공동연구를 수행하는 360개의 회사·연구소와는 별개로 아헨공대 캠퍼스 안에선 매년 50~60개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만들어집니다. 모두 학생들이 세운 것이죠. 학교는 스타트업의 성공을 위해 자금조달, 회계교육, 지식재산권 관리 방법 등을 체계적으로 지원·교육합니다. 결국 아헨공대는 지역사회의 가장 중요한 고용주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산학협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우수한 학생을 유치·양성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퉈 아헨공대 캠퍼스에 들어오고 산학협력에 나서는 것은 공동연구의 결과물뿐 아니라 우수한 인재를 선점하기 위한 측면도 큽니다.”

▷우수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요.

“실제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 공대생은 최소 6개월 이상 인턴생활을 해야 합니다. 학과에 따라 다르지만 해외에서 반드시 6개월 이상 공부해야 하는 전공도 있습니다. 이런 실용적인 교육이 누적돼 현재 독일 전체 기업 임원 5명 가운데 1명은 아헨공대 출신입니다.”

▷캠퍼스를 지속적으로 확장한다고 들었습니다.

“10년 전 22만5000㎡(여의도 넓이의 8%) 규모의 땅을 새로 사들여 개발 중입니다. 그동안 학교가 양적으로 많이 발전했기 때문이죠. 이곳은 원래 철도 정거장이었지만 주 정부가 사들여 고작 1500만유로(약 200억원)에 아헨공대에 제공했습니다. ‘캠퍼스 웨스트’로 불리는 이곳엔 기업과 연구소가 집중적으로 들어설 ‘산학 클러스터’가 추가적으로 조성돼 앞으로 최소 10년 이상 아헨공대의 산학협력을 이끌 것입니다.”

정의진/김낙훈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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