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투어 더CJ컵
켑카·토머스·미컬슨·임성재
돌개바람 뚫고 화끈한 장타쇼
“우승 트로피를 하나 더 놓고 싶다.”
더CJ컵@나인브릿지 초대 챔피언 저스틴 토머스(26·미국)의 출사표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통산 10승의 강자인 그는 출전 대회 어디에서든 우승 후보로 꼽힌다.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PGA투어 대회인 CJ컵에서도 마찬가지. 하지만 3회째인 올해만큼은 녹록지 않다. 역대 최고라는 관측이 나올 정도로 우승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더CJ컵이 오는 17일부터 토머스 등 78명의 명인이 출전한 가운데 나흘간의 열전에 들어간다. 무대는 제주 서귀포시의 클럽나인브릿지다. 올해 대회 총상금은 지난해보다 25만달러 늘어난 975만달러(우승 상금 175만5000달러·약 21억원)로 이 대회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해 챔피언인 세계랭킹 1위 브룩스 켑카(29)는 물론 이 대회에 처음 출전하는 통산 44승의 베테랑 필 미컬슨(49)과 PGA투어 차세대 주자 조던 스피스(26), 패트릭 리드(29), 게리 우들랜드(35·이상 미국), 세르히오 가르시아(39·스페인), 제이슨 데이(32·호주), 토미 플리트우드(28·잉글랜드) 등 신구 슈퍼스타가 총출동한다.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하는 만큼 볼거리도 역대급이 될 전망이다. 돌개바람을 시원하게 뚫고 나갈 장타쇼가 그렇다. 켑카는 지난 시즌 드라이브샷 비거리 309야드로 공동 10위를 기록했다. 켑카 못지않은 파워 히터로 유명한 우들랜드도 이 대회에 처음 출전해 화끈한 장타쇼를 펼친다. 지난 5월 메이저대회 US오픈을 제패한 그의 드라이브샷 비거리는 308.2야드(13위)다. 토머스와 데이 역시 둘째가라면 서러울 장타자다.
‘아시아 최초 PGA투어 신인왕’ 임성재(21)를 포함한 한국 선수 16명도 출격 준비를 마쳤다. 임성재는 고향 제주에서 PGA투어 생애 첫 승에 도전한다. 전날 막을 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최종전 제네시스챔피언십에서 7타 차 짜릿한 역전 우승을 맛본 데다 안방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우승을 기대해볼 만하다는 평가다. 그는 “내 메인 스폰서가 주최하는 CJ컵에서 우승해보고 싶다”며 “샷 감각이 좋아서 좋은 성적을 기대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또 제네시스 대상 수상을 확정한 문경준(27)과 이수민(26) 함정우(25) 이형준(27)이 출전해 쟁쟁한 PGA 선수들과 경합을 벌인다. 한국 남자골프의 간판인 ‘탱크’ 최경주(49)도 2년 만에 다시 이 대회에 나선다. 2020년부터 PGA 챔피언스투어로 무대를 옮기는 그의 PGA투어 정규대회 국내 고별전이다.
CJ그룹 관계자는 “누가 우승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세계적인 선수들이 더CJ컵에 참가해 국내외 골프 팬에게 멋진 경기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된다”며 “3회째를 맞은 올해 대회도 지난 2년처럼 대회장을 찾는 선수뿐 아니라 캐디 및 갤러리까지 모두 불편함 없이 대회를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hr >
KB금융스타챔피언십
박인비·전인지·최혜진·조아연
국내파 vs 해외파 자존심 대결
남자골프만큼이나 여자골프대회도 스타 풍년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선 3주 연속 국내파와 해외파 간 자존심 대결이 펼쳐진다. 17일 경기 블랙스톤이천GC(파72·6660야드)에선 KLPGA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KB금융스타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이 열린다.
KB금융그룹이 주최하는 대회인 만큼 KB 소속 선수가 총출동한다.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주인공 박인비(31)와 전인지(25) 등이 주요 선수다. 세계랭킹 9위로 한국 선수 가운데 네 번째로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는 박인비는 아슬아슬하게 2020 도쿄올림픽 여자골프 대표팀 자력 출전 순위에 든다. 이 대회로 몸을 예열한 뒤 아시아에서 연달아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아시안 스윙’에 대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인비는 이 대회에만 출전하면 펄펄 난다. 2010년 이후 다섯 번 참가해 준우승(2013~2015년, 2018년)을 네 차례 기록했다. 가장 부진했던 성적이 2017년의 4위다. 대회명만 같았을 뿐 대회장이 블랙스톤과 경기 광주 남촌CC, 인천 스카이72GC 등으로 다양했기 때문에 그의 활약이 코스 덕이라고 보기도 힘들다. 박인비는 “항상 좋은 성적을 냈으나 우승까진 이어진 적이 없다”며 “이번에는 꼭 기회를 살려보고 싶다”고 다짐했다.
지난해 LPGA투어 KEB하나은행챔피언십 이후 부진이 길어지고 있는 전인지도 이번 대회를 변곡점으로 삼겠다는 각오다. 그는 KLPGA투어를 휩쓸던 2015년 이 대회 우승을 발판으로 상금왕과 대상포인트, 평균 타수 등 주요 타이틀에 쐐기를 박은 좋은 기억이 있다. 전인지는 “2015년 대회는 내게 KLPGA투어 마지막 우승 타이틀이었다”며 “그때 기억이 생생하고 1년 만에 한국 팬들을 만날 생각에 벌써 설렌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는 국내파 선수들도 쟁쟁하다. 상금 ‘톱5’ 중 부상으로 대회를 건너뛰는 장하나(27)를 제외하곤 최혜진(20) 이다연(22) 박채윤(25) 조아연(19) 등이 모두 출전한다. 특히 최혜진은 지난주 ‘세계랭킹 1위’ 고진영(24)에게 1타 차로 내줬던 메이저 트로피를 이번에는 사수하겠다는 각오다. 최혜진은 지난주 공동 준우승을 차지해 올 시즌 유일하게 누적 상금 10억원을 돌파했다.
같은 기간 열리는 LPGA투어 뷰익LPGA상하이(총상금 210만달러)에선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선수 간 ‘한·일전’이 펼쳐진다. 지난주 하이트진로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컨디션을 최고조로 끌어올린 고진영과 세계랭킹 3위 하타오카 나사(20·일본)가 이 대회에서 격돌한다. 상금왕과 올해의 선수 등 주요 타이틀 전 부문 석권을 노리는 고진영은 이 대회에서 LPGA투어 시즌 5승에 도전한다. US여자오픈 챔피언인 ‘핫식스’ 이정은(23)도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려 메이저급 엔트리를 완성했다.
김병근/조희찬 기자 bk11@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