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동물병원 전자차트(PMS) 전문기업인 우리엔은 ‘서울 수의사회 임상콘퍼런스’에서 동물 전용으로 개발된 치과 파노라마장비 ‘My Vet Pan i2D’(사진)를 선보였다고 14일 발표했다. 한 번의 촬영으로 동물의 치아 전체 엑스레이를 촬영할 수 있는 장비다. 사람의 치과 엑스레이 촬영기기와 같은 방식으로 제작했다. 우리엔은 치과용 디지털 엑스레이 장비 제조업체인 바텍그룹 계열사다.
마취를 하지 않고도 짧은 시간 안에 동물의 치아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기존에는 동물 치아를 진단할 때 전신마취 후 작은 크기의 센서를 입안에 넣고 여러 번 촬영하는 방식을 이용했다. 최소 12번에서 많게는 60번의 촬영이 필요해 방사선 노출이 컸고, 1시간가량 장시간 마취가 필수였다.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고 반려동물의 전신마취에 대한 보호자의 거부감도 커 동물의 치아 정기검진이 쉽지 않았다.
우리엔 관계자는 “이런 이유로 동물의 치주질환 등 구강 내 질병 발견이 늦어지다 보니 대부분 수의 치과 진료는 발치로 이어졌다”며 “발치를 하면 통증도 크고 식사도 어려워져 반려동물 삶의 질에 악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반복돼 왔다”고 말했다.
우리엔의 ‘My Vet Pan i2D’는 20초간 한 번 촬영해 전체 치아 영상을 볼 수 있다. 동물을 눕히고 한 번에 치아를 촬영할 수 있는 구조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설계했다. 치료받는 동물은 5분 이내의 진정 주사만 맞으면 되기 때문에 마취 부담도 줄었다.
고석빈 우리엔 대표는 “반려동물용 치과치료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이를 맞춤 지원하는 장비가 없었던 게 현실”이라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만큼 동물용 엑스레이 시장에서 세계 1위를 목표로 성장하겠다”고 강조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