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에 따른 중증폐질환 의심환자가 국내에서 처음 나왔다. 업계는 액상형 전자담배를 사용 기간이 짧은 만큼,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고 보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8일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으로 중증폐질환이 의심되는 환자가 처음 보고됐다고 14일 밝혔다. 환자는 기침·호흡곤란 등 급성 폐질환 증세를 호소해 입원했다. 의료진은 환자의 증상이 액상형 전자담배를 사용한 것과 연관성이 있다고 판단, 질병관리본부에 의심사례로 알렸다.
환자는 궐련형 담배를 피우다가 최근 6개월 이내 액상형 전자담배를 피운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환자는 퇴원한 상태다. 질병관리본부는 환자의 증상이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에 의한 것인지에 대해 추가로 조사하고 있다.
담배업계는 질병관리본부의 발표에 속을 태우고 있다. 피해 사례가 6개월 액상형 전자담배 흡연으로 직접 피해를 따지기엔 기간이 너무 짧다는 하소연들이다.
한 담배업계 관계자는 "아직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아 더 지켜봐야 겠지만, 전자담배가 직접적인 영향을 줬다고 보기엔 다소 사용기간이 짧다"며 "이런 점을 감안해, 질병관리본부도 자료를 한 차례 수정해 다시 배포한 것 아닐까 싶다"고 판단했다.
다른 담배업계 관계자는 "환자가 어떤 제품을 사용했는 지는 나오지 않은 만큼, 전체 액상형 전자담배에 자칫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까 우려된다"며 "향후 질병관리본부의 조사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액상형 전자담배 자체보다는 액상 자체의 성분을 주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액상형 전자담배 기기 자체의 문제보다 일부 니코틴 함량이 높은 액상형 카트리지가 판매되고 있는 만큼, 여기에 따른 영향이 있지 않았을까 싶다"고 추정했다.
미국 사례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미국에선 지난달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에 따른 사망 사례가 8건에 달했다.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에 따른 중증폐질환 사례도 530건이나 보고됐다. 환자 대다수는 대마유래성분(THC)과 비타민 E 아세테이트가 함유된 혼합 니코틴 제품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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