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언론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미국과의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를 앞둔 2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쏘아 올렸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북한의 SLBM 프로그램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함께 미국과 역내 동맹국에 대한 가장 큰 군사적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잠수함에 탑재돼 발사되는 특성상 북한 미사일의 도달 범위를 더 늘릴 수 있고, 사전에 탐지하기어렵다는 이유에서다.
NYT는 발사가 북한과 미국이 5일 비핵화 실무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 "수 시간 만에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싱크탱크 미 국익연구소(CNI)의 해리 카지아니스 한국 담당 국장은 인터뷰에서 "북한이 대화가 시작되기도 전에 협상 입장을 매우 분명히 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문제를 초래할 수 있는 우리의 능력이 하루하루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NYT는 지난해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무기 보유고가 꾸준히 확장돼 왔다고 분석했다.
미 정부 당국자들은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에서 새로운 제안을 내놓기 위해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이 선호해 온 일괄타결식 비핵화 방식인 '빅딜' 대신 단계적 비핵화를 요구하는 등을 고려하고 있다.
국무부에선 현재 30∼60기로 알려진 북한의 핵무기를 현 수준에서 더는 늘리지 않는 일종의 '핵 동결'도 나오고 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도 "미사일 시험은 북한의 군사 능력을 상기시키고 (북한이) 협상에서 거의 양보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시사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면서 "이는 협상에서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다면 긴장을 더 높이겠다는 은연중의 위협으로 볼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WP는 북한이 트럼프와 협상을 통해 대북제재를 완화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게 됐을 수 있다는 레이프 에릭 이슬리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의 분석을 소개하기도 했다.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최근 경질됐다는 점에서다.
이슬리 교수는 "볼턴이 쫓겨나고 미국 의회가 (트럼프에 대한) 탄핵을 이야기하는 상황에서 평양이 기회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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