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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신문은 한국 자동차업계가 2000년대 초·중반 저렴한 가격에 디자인이 뛰어난 차량을 잇따라 선보이면서 한때 ‘일본차 킬러’로 불렸다고 했다. 하지만 2010년대 이후 글로벌 업체와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위상이 급격히 추락했다고 진단했다.
한국 차업계의 ‘맏형’인 현대·기아자동차의 국내 생산량은 5년 전에 비해 5% 넘게 줄었다. 현대차는 높은 인건비와 원화 강세 등 악재가 겹치면서 지난해 593억원의 영업적자(별도 기준)를 봤다.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생산의 중심축을 북미와 인도, 동남아시아 등 해외로 옮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르노삼성자동차의 생산량도 쪼그라들고 있다. 수탁생산 중인 닛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로그 주문이 급감한 탓이다. 프랑스 르노 본사와 동맹 관계인 닛산은 올초 로그 위탁 물량을 연 10만 대에서 6만 대로 4만 대 줄였다. 르노삼성은 지난달 끝난 로그 수탁생산 계약을 더 연장하고, 다른 수출 모델(XM3)을 빨리 배정받는 방안 등을 추진 중이지만 르노 본사는 ‘묵묵부답’이다.
지난해 전북 군산공장 문을 닫은 한국GM도 사업 축소 가능성이 계속 거론되고 있다. 전면·부분파업을 이어가는 강성 노조 때문이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본사가 ‘단계적 철수’에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는 분위기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과격한 투쟁을 일삼는 노조로 인해 한국 차업계의 고임금 구조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