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와 전자상거래 업체 이베이코리아가 스마일카드(사진) 55만 장을 판매했다. 출시 1년3개월 만이다.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로는 드물게 큰 성공을 거둔 사례라는 게 신용카드업계 평가다.
PLCC는 카드사 대신 유통사 이름을 전면에 내세운 자체상표(PB) 신용카드다. 스마일카드에는 글로벌 전자상거래 업체 이베이의 간편결제 브랜드인 ‘스마일’ 로고가 찍혀 있다. 회원 관리와 전표 매입 등 신용카드 관련 업무는 현대카드가 맡는다. 보통의 제휴카드는 카드사가 카드를 판매한다. PLCC인 스마일카드는 이베이와 현대카드가 함께 카드를 팔고, 마케팅에 필요한 비용도 같이 부담한다.
이베이코리아는 국내에서 지마켓, 옥션, G9 등의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서 스마일카드로 결제하면 이용액의 최대 2.3%를 포인트(스마일캐시)로 돌려준다. 포인트는 미국 이베이에서 직구할 때 쓸 수 있고, 일반 가맹점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혜택이 적지 않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통 경쟁이 활발한 미국에선 ‘아마존 카드’와 같은 PLCC가 일반화됐다. 그러나 국내 카드사들은 PLCC보다는 일반 제휴카드를 선호했다. 카드사들이 할인과 적립 등 마케팅을 주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일카드 성공으로 카드사 사이에서 PLCC를 보는 인식이 달라졌다. 대형 유통사 브랜드를 등에 업고 적은 비용으로 회원을 모집할 수 있으며, 새로운 수익원으로 삼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PLCC는 유통사가 마케팅 비용을 일부 부담하기 때문에 과도한 마케팅을 자제하라는 금융당국 압박에서도 비교적 자유롭다.
스마일카드를 성공시킨 현대카드는 최근 코스트코 리워드카드, SSG.COM카드를 PLCC로 출시했다. 카카오뱅크도 카드사들과 손잡고 PLCC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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