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오전 7시30분. 서울 삼성동 한 호텔의 콘퍼런스룸이 세계 각국의 정보기술(IT) 기업인과 변호사 수십 명으로 북적였다. 삼성SDS와 SK하이닉스 중역들이 글로벌 테크놀로지 조찬 모임에서 한국의 기술 동향을 소개한다는 소식에 세계변호사협회(IBA) 서울 총회를 찾은 해외 변호사들이 앞다퉈 몰려든 것이다. ‘K테크(한국의 기술산업)’에 대한 해외 법조계의 관심 덕분에 법무법인 율촌이 참석자 모집 소식을 알린 지 이틀 만에 접수가 마감됐다. 영국 미국 캐나다 독일 호주 아르헨티나 이스라엘 등 7개국의 9개 로펌 변호사들이 자리를 차지했다.
이날 모임에서는 송현종 SK하이닉스 부사장과 손성수 삼성SDS 부장 등 한국 IT 기업 관계자들이 회사를 소개하고 주요 기술을 발표했다. 제이 조르겐센 쿠팡 최고윤리경영책임자(CCO) 등 기업의 사내변호사들도 함께 참석했다. 송 부사장은 이날 메모리사업의 매출, 시장 점유율과 함께 한·일 관계 악화에 따른 여파 등을 폭넓게 설명했다. 손 부장이 디지털 아이덴티티(온라인 신분 확인)와 인공지능(AI) 비서, 문자 인식 등 금융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삼성의 기술을 소개하자 참석자들은 발표 자료를 휴대폰 카메라로 찍으며 큰 관심을 보였다.
아르헨티나 출신인 리산드로 프레네 변호사는 “한국은 대표적인 기술 강국으로 각종 규제 등과 관련해 참고할 만한 사항이 많아 글로벌 법률시장의 IT 전문 변호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나라”라고 말했다. 손도일 율촌 변호사(사진)는 “세계 전문가들끼리 각국의 기술 관련 법제 동향을 확인하고 서로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를 마련하면 좋겠다는 취지에서 행사를 열었다”며 “오늘 논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좀 더 좋은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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