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역대 아시아 투수 최초의 평균자책점(ERA) 1위라는 새 역사를 썼다.
당초 2019시즌을 앞두고 미국 야구예측 시스템이 내놓은 류현진의 예상 성적은 초라했다. 10승 이상을 예상한 시스템은 한 개도 없었고, 2점대 평균자책점을 예측한 곳은 ZiPS(2.89)뿐이었다. 그러나 류현진은 화려하게 시즌을 마감했다.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을 마친 29일(한국시간) 류현진의 성적은 29경기 182⅔이닝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다. 삼진은 메이저리그 진출(2013년) 후 가장 많은 163개를 잡았고, 볼넷은 24개만 허용했다. 승수는 개인 한 시즌 최다 타이(2013, 2014년 14승)였다.
6승 5패 평균자책점 2.89를 예상한 ZiPS, 9승 7패 평균자책점 3.72를 예측한 스티머, 9승 7패 평균자책점 3.80을 예상한 뎁스 차트 모두 틀렸다.
2019년의 류현진은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엄청난 투구를 이어갔다.
류현진은 개막전(3월 29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 선발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 1실점 호투로 승리를 안았다. 9월 29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에서도 7이닝 5피안타 무실점하며 시즌 14승(5패)째를 확보했다.
가장 돋보이는 기록은 평균자책점이다. 류현진은 평균자책점 2.32로 정규시즌을 마쳤다. 제이컵 디그롬(뉴욕 메츠, 2.43)과의 격차를 더 벌리며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를 확정했다.
류현진은 아시아 투수 중 최초로 평균자책점 타이틀을 차지했고, 1995년 노모 히데오(당시 다저스)의 2.54(내셔널리그 2위, 전체 3위)를 넘어 아시아 투수 평균자책점 1위 기록을 세웠다.
평균자책점을 제외한 지표도 우수했다. 류현진은 볼넷 24개만 내줘, 규정이닝(162이닝)을 채운 투수 중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이 부문 2위 마이크 리크(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는 볼넷 27개를 내줬다.
류현진은 9이닝당 볼넷 허용에서도 1.23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1위를 지켰다.
삼진은 다른 경쟁자보다 적었지만, 류현진은 볼넷을 억제하며 삼진/볼넷 비율에서도 6.79로 내셔널리그 2위, 메이저리그 4위에 올랐다.
이 부문 1위는 7.36을 기록한 맥스 셔저(워싱턴 내셔널스)다.
류현진은 피안타율 0.234로 내셔널리그 14위에 올랐다.
이닝당 출루허용(WHIP) 순위는 3위권에 들었다. 류현진은 이닝당 1.01명에게만 출루를 허용해 이 부문 내셔널리그 3위를 차지했다.
피출루율(0.263)도 내셔널리그 3위였고, 피OPS(출루율+장타율)는 0.622로 내셔널리그 6위에 올랐다.
최근 단기간에는 더 놀라운 기록 행진도 이어갔다.
류현진은 5월 2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 2회부터 5월 26일 피츠버그 파이리츠전 1회까지 32이닝 무실점 행진을 펼쳤다.
박찬호의 빅리그 한국인 최다 연속 무실점(33이닝)에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현지 언론과 전문가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류현진은 5월 6경기에서 5승 평균자책점 0.59의 독보적인 성적으로 1998년 7월 박찬호(당시 다저스) 이후 21년 만에 이달의 투수에 오른 한국인으로 기록됐다.
류현진은 4월 27일 피츠버그전부터 6월 5일 애리조나전까지 7연승을 내달리기도 했다. 박찬호가 다저스에서 뛰던 1999년 달성한 7연승과 같은 기록이다.
류현진은 개막 후 16경기 연속 볼넷 1개 이하 투구를 펼쳐 역대 내셔널리그 투수 이 부문 2위에 올랐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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