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되는 핀테크(금융기술) 사업이 국내에서 안 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이런 금융 규제부터 전략적으로 풀겠습니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금융혁신기획단장은 25일 한경 핀테크 콘퍼런스의 ‘핀테크 스케일업을 위한 정책 방향’ 주제발표에서 “1960~1990년대 만든 보수적인 금융법이 디지털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했다. 금융위의 핀테크 지원업무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그는 “해외 핀테크산업 현황과 규제체계를 광범위하게 연구하고 있다”며 “올 들어 150건의 규제를 개선했고, 끊임없이 바꿔가겠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전자금융거래법을 새로운 기술환경에 맞게 전면 개정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핀테크 유관기관, 은행권, 민간 벤처투자회사 등이 참여하는 3000억원 규모의 핀테크 투자 펀드도 연내 조성하기로 했다.
참신한 금융 신사업에 규제 적용의 예외를 인정하는 ‘혁신금융서비스’(금융 분야의 규제샌드박스)는 두 배 규모로 키운다. 지난 4월 도입 이후 42건을 선정했는데, 내년 3월까지 총 100건 지정이 목표다. 권 단장은 “규제샌드박스를 반드시 규제개혁으로 연결하고, 시범운영 과정에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의 아이디어가 보호받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권 단장은 핀테크기업 육성의 핵심은 ‘해외 진출 지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은행이 크게 발달하지 못했으나 스마트폰은 널리 보급된 중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에서 국내 업체들이 승부를 걸어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이성호 금융위 상임위원도 이날 축사에서 “세계 401개 유니콘(기업가치가 1조원을 넘는 스타트업) 중 핀테크 기업이 48개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핀테크 이용자 수가 국내 경제활동인구 수를 넘어섰다”며 “핀테크기업이 혁신적인 기술과 과감한 도전으로 거침없이 성장하도록 돕겠다”고 덧붙였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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