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의 부조리를 꼬집으며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연극 두 편이 가을 무대에 오른다. 다음달 1~19일 서울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공연하는 ‘이갈리아의 딸들’과 오는 28일 마포아트센터에서 개막하는 ‘코뿔소’(사진)다.
‘이갈리아의 딸들’은 두산아트센터가 ‘DAC 아티스트’로 선정한 연극연출가 김수정 극단 신세계 대표의 신작이다. 노르웨이 작가 게르드 브란튼베르그의 동명 소설을 각색해 무대에 올린다. 극 중 배경인 ‘이갈리아’는 남성이 집안일과 육아를 하고, 모든 경제활동을 여성이 책임지는 나라다. 현재 우리의 모습이 뒤바뀐 형태다. 하지만 이곳에서 벌어지는 문제는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여성과 남성은 강자와 약자로 구분되고 다시 정상과 비정상으로 나뉜다. 김 대표는 이 작품을 통해 성별과 나이, 직업, 성적 지향 등 우리 사회에 깊게 내재돼 있는 차별과 혐오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배우 강지연, 권미나, 김명기 등이 출연한다.
마포문화재단과 공상집단 뚱딴지가 함께 제작한 ‘코뿔소’는 프랑스 부조리극의 대가 외젠 이오네스코의 작품이다. 한적한 마을 광장에 돌연 코뿔소 한 마리가 나타나게 되고, 급기야 사람들은 하나둘 코뿔소로 변해간다. 인간의 집단 본능과 인간 심리에 대한 통찰을 담은 작품이다.
연극연출가 황이선이 원작을 새롭게 해석해 무대화한다. 우화적 요소와 함께 타악기를 활용해 연희 형태의 퍼포먼스를 펼쳐보인다. 배우 리우진, 전중용, 윤광희, 이의령 등이 무대에 오른다. 황이선 연출가는 “코뿔소 무리를 응원할지 혼자 남은 인간을 응원할지, 한바탕 응원전을 펼쳐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은 다음달 12일까지.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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