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대학교 재학 시절 '남자대면식'과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여학생 외모를 품평하고 성희롱성 발언을 했던 현직 초등학교 교사와 임용 예정자 14명에게 징계 처분이 내려졌다.
서울시교육청은 25일 서울교대 남자대면식 및 단톡방에서 발생한 성희롱 의혹과 관련해 "졸업생 중 현직교사와 임용예정자 18명을 대상으로 한 특정감사 결과 서울교대 국어교육과 남학생들은 남자대면식 이전에 신입 여학생의 이름과 사진, 소모임 등 개인정보와 외모 평가가 담긴 소개자료를 만들어 졸업생들에게 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서울교대 남성 선, 후배들은 일명 '남자대면식'이라는 이름으로 매년 3월께 재학생과 졸업생들의 비공식 만남을 가져왔다. 국어교육과 축구소모임이 중심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의 신입 여학생 소개 자료는 해당 연도 3학년이 제작 관련 사항과 내용을 구두로 인수인계하면 2학년이 만들었다. 남자대면식에서 남자 재학생이 좋아하는 여학생과 그 이유를 스케치북에 적는 행위도 2016년까지 진행된 것으로 파악됐다.
소개자료와 스케치북 내용을 토대로 술자리에서 신입생을 시작으로 4학년까지 좋아하는 여학생 이름과 사유를 말하게 했고, 좋아하는 여학생이 겹칠 경우 졸업생이 교통정리를 했다. 이 과정에서 성희롱과 외모 평가 등의 발언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를 받았던 관련자들은 모두 "스케치북 내용을 본 적이 없다"고 부인했지만, 단톡방에서 오간 내용을 보면 상당수가 기재 내용을 알고 있거나 추측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스케치북에는 성희롱적 발언 등이 기록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교육청은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현직교사 3명에게 공무원 품위유지 위반으로 중징계 처분했다. 1명은 경징계, 3명은 경고 처분했다. 임용 예정자 중에서는 1명에게 중징계 상당, 6명에게 경징계 상당 처분을 내렸다. 감사대상 중 나머지 4명은 혐의점이 없었다.
교육청은 감사 결과를 통보한 후 재심의를 거쳐 경징계는 소속 교육지원청에서, 중징계는 교육청에서 징계 처리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교육청은 또 이같은 사태가 재발하는 것을 막고 성인지 감수성을 높이기 위해 특별 교육을 받도록 할 방침이다.
교육부 역시 교대들이 성희롱·성폭력 사건을 차질 없이 처리하고 예방 교육을 제대로 시행하도록 전문가 컨설팅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예비교원의 성인지감수성을 높이는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 배포하는 한편, 인권과 성인지감수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교원양성 교육과정을 개편할 방침이다.
교육부는 또 이르면 내년부터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 과목을 교원 자격 취득을 위한 필수과목으로 추가해 교육을 강화할 계획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