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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끝낸 히타치, 미래산업 '풀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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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히타치제작소가 내년부터 3년간 미래성장 분야 투자 규모를 최근 3년간 투자액의 두 배가 넘는 수준으로 크게 늘리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은행 차입과 회사채 발행으로만 1조엔(약 11조82억원)을 조달하기로 했다. 보수적인 일본 기업으로는 드물게 공격적 투자를 하기로 선택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지난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히타치제작소는 2019~2022년 4조5000억엔(약 49조5369억원)을 미래성장 분야에 투자하기로 했다. 2016~2018년 3년간 투자액(2조1000억엔)의 두 배를 넘는 규모다.

특히 기업 인수합병(M&A) 분야 투자액은 2조5000억엔(약 27조5200억원) 정도로 현재의 다섯 배 가까이로 늘리기로 했다. 지난해 말 스위스 ABB와 합의한 ABB송배전 사업 부문 인수에 1조엔을 투입한다. 또 사물인터넷(IoT) 분야를 중심으로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을 적극적으로 M&A할 계획이다.

설비투자와 연구개발 분야에도 종전의 네 배가량인 2조엔(약 22조164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연구개발은 각종 센서를 활용한 공장 자동화와 인공지능(AI), 로봇 등의 분야에 집중한다.

공격적인 투자를 위해 히타치제작소는 1조엔을 새로 조달하기로 했다. 은행 차입금을 늘리고 회사채 발행에도 나설 예정이다. 현재 히타치제작소의 신용등급은 AA-로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어서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금까지 일본 기업들은 빚 갚는 것을 우선시하고 투자를 억제하는 ‘축소지향’ 자세를 보였지만 히타치제작소는 부채를 적극 활용하는 새로운 전략을 세웠다”며 “비핵심 자산을 꾸준히 매각해 체질을 개선한 히타치제작소가 공격적인 경영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2000년대 들어 기존 주력인 가전 부문이 무너진 히타치제작소는 2010년 반도체 부문을 매각했고, 2012년 하드디스크와 중소형 LCD(액정표시장치) 부문을 팔고 TV 생산을 중단했다. 구조조정 이후 건물과 철도, 도시 시스템을 수출하는 회사로 변모했다. 현재는 IoT 플랫폼을 주력으로 하는 디지털 솔루션 사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2009년 22개였던 계열 상장사 수는 현재 4개로 줄었지만 지난 3월 말 현재 부채는 1조엔으로 36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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