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경기 이천 사우스스프링스CC(파72·6654야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올포유·레노마챔피언십(총상금 8억원) 2라운드가 열린 이날 대회장의 그린 스피드는 3.65로 전날(3.40)보다 빠르게 설정됐다. 1라운드 때도 녹록지 않았던 핀 위치는 이날 더 어려운 곳에 꼽혔다는 게 선수들의 전언이다. 김지현(28)이 전날 보기 없이 버디만 11개를 잡아 코스 레코드를 갈아치운 영향인지 전반적인 코스 세팅이 한층 까다로워졌다. 11언더파는 KLPGA투어 18홀 최소타(60타)에 1타 모자라지만 지금까지 두 차례밖에 나오지 않은 진기록이다. 한 프로는 “스코어가 잘 나와도 너무 잘 나와 코스 세팅이 더 어려워졌을 가능성도 크다”고 주장했다.
전날 ‘신들린’ 샷감을 보여준 김지현도 애를 먹었다. 1번홀(파4)부터 보기를 범해 1타를 잃은 채 경기를 시작했다. 2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 잃은 타수를 만회했지만 6번홀(파5)에서 다시 보기를 했다. 전날 그린 적중률 100%를 자랑하던 명품 아이언샷도 한층 무뎌졌다. 8번홀(파3)에선 티샷이 그린을 놓쳐 벙커에 빠졌다. 두 번째 샷도 그린에 올리지 못해 다시 한 타를 내줬다. 9번홀(파4)에서 버디를 골라 한 타를 줄였다. 10번홀(파4)부터 파 행진을 벌인 김지현은 17번홀(파3)에서 버디 1개를 추가해 전날 타수와 단독 선두 자리를 가까스로 지켰다.
대회 첫날 7언더파를 적어내 단독 2위였던 루키 임희정(19)도 이날은 두 타를 줄이는 데 그쳤다. 버디를 4개 잡았지만 보기도 2개 범했다. 선두 김지현과의 격차는 2타로 좁혀졌다. 그는 “핀이 어제보다 어려운 곳에 꽂혔고 그린 스피드도 빨라 오늘은 세 타만 줄이자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말했다. 하이원리조트여자오픈에서 생애 첫승을 올린 이후 상승세인 그는 이번 대회에서 시즌 2승을 정조준하고 있다. 첫날을 공동 3위로 시작한 18세 루키 챔프인 유해란도 버디 1개, 보기 1개로 타수를 줄이지 못해 공동 5위(6언더파)로 살짝 내려앉았다.
까다로워진 코스를 마음껏 공략한 이는 최혜진(20·사진)이다. 전날 1오버파로 부진했던 그는 버디 7개, 보기 1개를 묶어(6언더파) 공동 43위던 순위를 공동 7위로 36계단 끌어올렸다. 안송이(29)와 박민지(21)도 나란히 5타씩 덜어내 선두 추격에 불을 붙였다. 각각 4위, 공동 14위다.
디펜딩 챔피언 이소영(22)도 순위 경쟁에 가세했다. 4타를 덜어내 8언더파 단독 3위로 올라섰다.
이천=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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