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9월19일(09:31)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롯데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가 공모 흥행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은 오프라인 유통매장의 미래를 둘러싼 부정적 시각이라는 평가다. 오프라인 유통에 대한 우려는 홈플러스 매장을 기초자산으로 한 홈플러스리츠가 올 초에 공모를 자진철회한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롯데리츠가 담은 자산은 롯데마트·롯데백화점·롯데아울렛 등 10곳으로, 모두 오프라인 수요에 기반한 매장이다. 온라인·모바일을 통한 거래가 빠르게 늘어가는 상황에서 오프라인 유통매장이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실제로 롯데리츠의 편입자산 10곳 중 8곳의 지난해 매출이 2017년보다 소폭 줄었다.
과거 오프라인 유통매장을 자산으로 담은 공모리츠는 투자자들에게 싸늘한 반응을 얻는데 그쳤다. 이랜드리테일의 매장을 자산으로 담은 이리츠코크렙은 지난해 일반 청약에서 미달 사태를 빚었고, 홈플러스리츠도 공모를 포기했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장기임차 계약을 맺긴 했지만, 해당 오프라인 유통매장이 임차료를 꾸준히 내고 임차료를 올려서 지급할 만큼 앞으로도 실적을 낼수 있느냐가 그동안 유통매장 기반 공모리츠가 고전한 요인이었다”고 진단했다. 자산인 유통매장이 내는 임차료가 리츠 투자자들에게 제공하는 배당수익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대형마트 1위업체인 이마트가 공모리츠가 아닌 세일 앤 리스백으로 자금조달을 추진하는 배경에도 이같은 불확실성이 깔려있다는 평가다. 이마트는 현재 전국 10여개 대형마트 매장을 약 1조원에 매각해 재임차하는 방식의 자산유동화를 진행 중이다. 세일 앤 리스백의 경우 매장 수익성이 크게 나빠져도 유동화를 한 기업이 언제든지 임차계약을 중단하고 해당 매장을 다른 용도로 개발할 수 있다. 반면 공모리츠는 상장주식을 통해 수많은 기관투자가와 개인투자자가 얽혀있기 때문에 이처럼 즉각적인 변화를 모색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앞으로 공모리츠가 활성화되려면 투자자들 사이 인기가 높은 물류인프라 등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리츠가 나와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롯데리츠 공모물량의 35%를 받아가는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공략하는데 성공할지 여부도 시장의 관심이다. 주식발행시장에서 공모에 참여하는 개인투자자들은 보통 단기투자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중장기로 투자하며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올리려는 고액자산가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할지 여부가 롯데리츠의 일반 청약 흥행 여부를 가를 전망이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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