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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외식·식품업계 '냉가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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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파주시에 이어 18일 연천군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가운데 외식 및 식품업계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돼지 흑사병'으로 불리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산되면 업계의 돼지고기 수급이 차질을 빚거나 관련 식품 소비가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우려와 함께 돼지고기 가격은 들썩이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진 판정을 받은 지난 17일 국내 돼지고기 경매가격은 33% 가까이 급등했다. 농식품부는 이에 대해 "돼지고기 도매가격이 전날보다 32.4% 상승한 것은 가축 이동중지명령에 따른 단기간 물량 부족을 우려한 중간도매인이 선제적으로 물량을 확보하면서 발생한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날은 일시이동중지명령에 따라 전국 주요 돼지 도매시장 12곳 중 2곳에서만 경매가 이뤄진다. 농식품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 국내 발생이 확인된 전날 오전 6시 30분을 기해 48시간 동안 전국 돼지 농장을 대상으로 일시이동중지명령을 내린 상태다.

유통업계에서는 대부분 비축물량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큰 수급불안이 없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를 두고 있다. 통상 대형마트는 1∼2주 정도의 재고 물량이 있고, 식품업계의 경우 지난해부터 해외에서 확산된 아프리카돼지열병을 고려한 비축분이 있다는 입장이다.

관계자들은 "비축 물량이 충분해 당분간은 돼지고기 수급 혹은 제품 가격 인상을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면서도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CJ제일제당, 롯데푸드 등 국내 주요 식품업체들은 햄·소시지·만두 등 제품을 만들 때 수입육과 국산육을 섞어 제조한다. 과거 구제역으로 돼지가 대거 살처분된 2010~2011년 당시에는 돼지고기 가격이 40% 이상 급등해 햄·만두 등 가공식품의 가격이 인상된 바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퍼진 아프리카돼지열병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비해 비축물량을 쌓아둔 바 있다"고 설명했다.

외식업계에서도 상대적으로 대형 프랜차이즈는 물량 조달에 큰 차질이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정지현 한국외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19일까지인 일시이동중지명령과 관련해 외식업계의 돼지고기 수급은 무리가 없을 것"이라며 "2011년의 구제역 사태 당시 이동중지명령이 장기화되면서 타격을 입었으나 현 상황에서는 비축물량이 있어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비축해둔 재고가 없는 자영업자의 경우 상대적으로 수급에 어려움을 겪거나 가격 인상 가능성이 걱정되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으로 소비자의 발길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외식업계를 중심으로 가중되고 있다.

한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국내에 등장한 첫 사례이기 때문에 (관련 업계에) 타격이 클 수 있다"고 염려를 내비쳤다. 그는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과 장기화 여부에 달려있고, 관건은 소비자의 우려를 달랠 수 있는 장기적인 홍보가 필요하다"며 "자칫하면 영세업체가 더욱 큰 피해를 입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외식업체 관계자는 "장기화 여부가 확실치 않은 만큼 현 시점에서는 지켜보며 대비하는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다만 인수공통전염병이 아니란 점을 정부에서 꾸준히 알리고 있는 만큼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정 연구원은 "2008년 광우병 사태를 거치면서 질병 관련 소비 관여도가 과거보다는 낮아진 부분이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돼지고기 외식 소비 수준에 영향이 있을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유의미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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