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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키우는 '컴퍼니빌더'…"좋은 팀 발굴해 통 크게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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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퍼니빌더는 걸음마 단계인 초기 창업자의 성장을 돕는 기관이에요. 사람으로 치면 부모 또는 보모에 해당하죠.”

박상영 더시드그룹 대표(사진)는 국내에서 보기 드문 컴퍼니빌더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의 탄생부터 투자금 회수까지 모든 과정을 함께한다. 스타트업을 탄생기(인큐베이터), 성장기(액셀러레이터), 성숙기(벤처캐피털) 등으로 나누고 특정 시기에만 기업을 돕는 다른 기관과 구분되는 대목이다.

박 대표는 13년간 펀드매니저로 일하다가 2015년 핀테크(금융기술) 스타트업 데일리금융을 창업했다. 이 회사는 ‘디지털 전환’ 바람에 힘입어 중견 스타트업으로 성장했다. 그는 “데일리금융을 성공적인 창업 사례로 꼽는 사람이 많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하루하루가 살얼음판 같았다”며 “초보 창업자가 저지르기 쉬운 시행착오를 줄일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컴퍼니 빌더를 세우게 됐다”고 설명했다.

더시드그룹이 하는 일은 다양하다. 고객사에 필요한 자본도 투입하고 인재도 소개한다. 법률 및 특허, 세무 문제를 해결해줄 외부 전문가와 연결해주는 것도 더시드그룹의 역할 중 하나다. 액셀러레이터와 비슷해 보이지만 투자 단위가 다르다. 잠재력이 있다고 판단하면 자금을 집중적으로 투입해 대주주 자리를 차고 들어간다. ‘더시드 1호펀드’를 조성해 육아 플랫폼 더케어컴퍼니와 게임 스타트업 시프트케이에 투자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분의 많고 적음과 관계없이 스타트업 경영에 관여하지 않는 게 더시드그룹의 원칙이다. 자금 조달을 도와주거나 전문가를 소개해주는 선을 넘어서면 스타트업 고유의 능동적인 에너지가 반감되기 때문이다.

더시드그룹은 스타트업을 고를 때 얼마나 혁신적인지를 따진다. 스타트업이 개발한 서비스와 제품이 세상을 바꾸거나 사람들에게 편익을 줄 수 있어야 긴 호흡의 투자가 가능하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스타트업을 지원할 때는 팀워크를 강화하는 데 역점을 둔다. 대박을 내는 스타트업의 공통점을 ‘케미’가 맞는 팀으로 본 것이다. 박 대표는 “결국 스타트업도 사람이 핵심”이라며 “결이 맞는 사람들을 한곳에 모아두면 나머지 일은 자연스럽게 풀린다”고 말했다.

더시드그룹의 전략은 ‘집중과 선택’이다. 매년 한 개의 스타트업을 찍어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게 목표다. 박 대표는 “더시드그룹이 투자한 기업이 성장해 다른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실리콘밸리식 선순환 구조를 조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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