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중국 칭화유니그룹과의 스마트폰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거래를 끊었다. 칭화유니 AP 제품의 경쟁력 약화가 주된 이유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낸드플래시에 이어 D램 생산을 추진 중인 칭화유니가 삼성을 위협할지 모른다고 보고 ‘프레너미(friend+enemy)’ 관계를 중단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칭화유니그룹 계열의 유니SOC는 경기 수원에 있는 한국지사를 최근 폐쇄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부터 유니SOC의 AP 공급을 줄이다 올 들어선 거래를 전면 중단했기 때문이다. 모바일 AP는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중앙처리장치(CPU)다.
삼성전자는 2011년 갤럭시S2에 유니SOC 전신인 스프레드트럼의 통신칩을 처음 사용한 뒤 2013년 칭화유니가 스프레드트럼을 인수하자 거래를 더 늘렸다. 2015년 삼성의 독자적 모바일 운영시스템(OS) 타이젠 전용폰인 Z시리즈에 이어 중저가 스마트폰 J시리즈에도 스프레드트럼 AP를 썼다. 이듬해엔 태블릿PC인 갤럭시탭 등으로 스프레드트럼 AP 사용 범위를 늘렸다. 최근까지도 중국 인도를 겨냥한 저가 스마트폰 A 및 M시리즈의 일부 제품에 스프레드트럼 AP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위기가 바뀐 건 유니SOC가 모바일용 AP보다 통신칩 개발에 주력하면서다. 2016년 말 7%(세계 5위)였던 유니SOC의 모바일 AP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말 3% 밑으로 떨어졌다. 여기에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인텔과의 모바일칩 공동 개발사업을 중단하면서 유니SOC는 큰 어려움에 빠졌다. 삼성전자는 이런 상황을 고려해 유니SOC의 AP를 받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칭화유니가 삼성전자의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생산을 추진하고 있는 점이 작용했다는 해석도 내놓는다.
칭화유니는 2015년 세계 D램 3위 업체인 미국 마이크론 인수를 추진하다 포기했다. 이후 자체 생산으로 전환해 지난해 자회사인 양쯔메모리를 통해 낸드플래시를 생산한 데 이어 연내 D램 생산공장을 착공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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