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대(對)미 추가 관세 부과 대상에서 미국산 대두(콩)와 돼지고기 등을 제외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콩과 돼지고기에 대한 면세 조치는 미·중 무역협상에서 미국 측의 핵심 요구 사안이었다.
관영 신화통신은 중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가 미국산 제품 추가 관세 부과 대상에서 콩과 돼지고기를 비롯한 일부 농축산물을 제외할 것이라고 13일 보도했다.
통신은 중국은 큰 시장을 갖고 있으며 고품질의 미국산 농산물을 수입할 여력이 크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 관계자는 미국이 약속을 이행하고 양국 농업 협력에 호의적인 환경을 조성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이날 중국 국유기업 등이 100만t의 미국산 콩을 구매했으며 앞으로 여러 차례로 나눠 모두 500만t에 달하는 구매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2009년부터 미국산 농산물의 최대 수입 국가였지만 무역전쟁으로 상황이 바뀌었다. 중국은 지난해부터 미국산 콩과 돼지고기에 25% 관세를 부과했다. 이 때문에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수입이 크게 줄면서 미국 농가는 직격탄을 맞았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작년 미국의 대중 콩 수출액은 1년 전보다 74% 줄었다.
외신들은 이번 조치가 다음달 무역협상을 앞두고 중국이 미국 측에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장기화하고 있는 무역전쟁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시급한 요구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에 나섰다”며 “이번 조치는 콩을 재배하고 돼지를 사육하는 미국 농부들의 환호를 받을 것”이라고 했다. AP통신은 내달 예정된 무역협상에 앞두고 선의의 손짓이 될 수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중국과 미국은 최근 무역갈등을 완화하기 위한 유화적인 조치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중국 재정부는 지난 11일 홈페이지를 통해 유청, 사료용 어분, 농약, 윤활유 등 16개 미국산 제품에 대해 지난해 7월부터 부과한 추가 관세를 더이상 매기지 않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화답해 오는 10월1일로 예정됐던 25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 5%포인트 인상 조치를 10월15일로 미뤘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