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모씨(34)는 지난달 말 비씨카드의 ‘생활엔BC’ 플랫폼에서 온라인 스포츠 채널인 스포티비 이용권을 정가보다 40% 싸게 샀다. 영국 프로축구단 토트넘 홋스퍼 소속인 손흥민 선수의 경기를 보기 위해서다. 김씨는 이용권을 저렴하게 잘 샀다는 생각에 자신처럼 영국 프로축구를 좋아하는 지인들에게 구매 요령을 전파했다.
카드사들이 2030세대를 위한 ‘생활소비 플랫폼’을 만드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꼼꼼하게 맞춤형 혜택을 찾아주거나, 최신 유행에 맞는 소비 생활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플랫폼으로 라이프 스타일 제시
비씨카드는 지난달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 안에 ‘생활엔BC’ 페이지를 만들었다. 앱을 통해 접속하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술 구독 서비스(데일리샷), 호텔예약(아고다), 교통(타다) 등의 O2O(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무작정 할인 혜택을 늘리기보다는 온라인 소비를 선호하는 젊은 고객들이 멋지게 느낄 만한 제휴처를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카드는 지난 7월 ‘문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지향한 앱 DIVE를 선보였다. 아트, 휴양 및 힐링, 재즈, 전자기기, 시각디자인 등 20개의 세부 콘텐츠를 제시한다. 선호하는 분야를 선택하면 맞춤 콘텐츠를 보여주고, 현대카드의 제휴 이벤트도 소개한다. 현대카드가 없어도 콘텐츠를 보거나 현대카드의 오프라인 문화공간인 ‘디자인 라이브러리’에서 열리는 프로그램을 예약하는 데 문제가 없다.
카드사들이 라이프 스타일 제시형 플랫폼을 속속 마련하는 건 소비생활에서 심리적 만족을 찾는 ‘밀레니얼 세대’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다. 카드사 관계자는 “단순히 이벤트를 나열하는 것으로는 차별성이 없다고 판단해 실제 구매층이 SNS로 전파하고 싶어할 만한 소비문화를 제시하는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대별 맞춤형 콘텐츠 제공
하나카드는 해외 소비가 많은 2030세대를 겨냥한 온라인 플랫폼 ‘글로벌머스트해브(GMH)’를 고도화하고 있다. GMH에 접속하면 해외 항공권 직구와 호텔·렌터카 예약을 할 수 있다. 하나머니를 통한 환전지갑 사용법과 해외 간편결제 가입 방법도 안내해준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매우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게 특징”이라며 “해외여행을 가거나 직구를 하려면 무조건 ‘GMH부터 들러야 한다’는 공식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신한카드는 모바일 플랫폼 신한페이판에서 시기에 맞는 이벤트를 소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내놓은 ‘스마트오더’가 대표적이다. 앱을 통해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미리 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 서비스다. 롯데카드는 200여 개로 분류한 알고리즘을 통해 ‘롯데카드 라이프’ 앱에서 개인별 맞춤 이벤트를 소개한다. 2030 소비자에겐 여행·취미·웨딩 콘텐츠를, 40대와 50대에겐 교육·의료 이벤트를 보여주는 방식이다.
삼성카드는 생애주기별로 알맞은 공유가치활동(CSV)을 제시하는 생활 플랫폼을 마련했다. 육아정보를 제시하는 베이비스토리, 자녀 교육 플랫폼인 키즈 곰곰, 중·장년층을 위한 인생락서 등이 호평받고 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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