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춘향가’ 예능 보유자인 신영희 명창(79·사진)이 16년 만에 국립극장 완창판소리 무대에 선다.
신 명창은 오는 21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판소리 ‘흥부가’를 만정제로 완창한다. 1942년 전남 진도에서 태어난 신 명창은 11세부터 부친 신치선 명창에게 수업을 받으며 판소리에 입문했다. 이후 안기선·장월중선·강도근·박봉술·김상용 명창에게 소리를 배웠다. 마지막 스승인 만정 김소희 명창을 만나 ‘흥부가’ ‘춘향가’ ‘심청가’를 배우며 ‘김소희의 무릎 제자’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신뢰를 얻었다. 1980년대 당시 소리꾼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활발한 방송 활동을 펼쳤다. KBS 코미디 프로그램 ‘쇼! 비디오자키’의 인기 코너 ‘쓰리랑 부부’에 출연, 선풍적 인기를 끌며 판소리 대중화에 기여했다.
신 명창은 흔히 남자 소리라 지칭되는 통성(배 속에서 바로 위로 뽑아내는 목소리)과 수리성(쉰 목소리와 같이 껄껄한 음색의 성음)을 제대로 구사하기로 유명하다. 이번 무대에서 부를 만정제 ‘흥부가’는 송만갑-박록주-김소희 명창으로 전승된 소리다. 동편제를 바탕으로 하면서도 김소희 명창이 적절하게 소리의 우아함을 보태어 재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신 명창은 “여든 가까운 나이로 완창한다는 것이 쉽진 않지만, 마지막 완창 무대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70년 소리 인생에서 쌓은 연륜을 바탕으로 공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명창과 인연이 깊은 김청만과 신규식이 고수로 함께한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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