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장 간장 등 장류와 두부를 제조하는 대·중견기업은 앞으로 5년간 해당 업종의 사업을 확장하거나 인수하기 어려운 기로에 놓였다.
동반성장위원회는 5일 제57차 동반성장위원회를 열고 간장 고추장 된장 청국장 등 장류 제조업과 두부 및 유사식품 제조업 등 5개 업종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중소벤처기업부에 추천하기로 의결했다. 5개 업종과 함께 안건으로 올라온 자동차전문 수리업과 떡류 제조업, 어묵 등 3개 업종은 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고 보고 석 달 뒤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중기부는 동반위의 추천서를 토대로 심의위원회를 열어 최종 지정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권기홍 동반위원장은 “해당 업종의 사업체 규모와 소득이 대부분 영세하고 대기업과의 경쟁에 취약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추천 이유를 밝혔다.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장류와 두부를 생산·판매하는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은 “가뜩이나 줄어들고 있는 시장에 규제까지 얹어 손발을 묶었다”고 반발했다. 권고 수준으로 법적 제재는 없었던 중소기업 적합업종과 달리 생계형 적합업종 제도는 위반 시 2년 이하 징역이나 1억5000만원 이내 벌금을 부과받는다. 대기업이 시정명령을 받으면 위반 관련 사업 매출의 5% 이내를 이행강제금으로 내야 한다.
장류업계는 과감한 연구개발과 제조시설 확대 등을 통해 수출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상황에서 성장 동력을 해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가정에서 직접 요리를 해 먹는 사람이 줄어들면서 국내 장류 소비량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국내 고추장 소매시장 규모는 2013년 2210억원에서 2017년 1863억원으로 15.7% 줄었다.
장류업계 관계자는 “지속적인 소비량 감소로 장류업계가 어려운 상황에 처한 가운데 연구개발과 새로운 제품에 대한 시설 투자, 유통 채널 확대를 막는 건 오히려 산업 전체의 성장을 저해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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