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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조 토지 보상금이 땅값 변수…전원주택 투자는 신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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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이후 땅값의 향방을 두고 전문가 의견은 분분했다. 수조원에 이르는 토지보상금이 땅값 상승을 견인할 것이란 전망과 함께 부동산 심리 위축에 따른 거래량 감소, 정부 규제 탓에 지가 상승률이 약보합에 그칠 것이란 시각이 혼재했다. 전원주택에 대해선 거래량이 크게 위축된 만큼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올 하반기 토지보상금 9조282억원

전문가들은 올해 풀릴 막대한 토지보상금이 땅값 상승에 재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개발업체 지존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수도권에 토지보상금 9조282억원이 풀리는 것으로 집계됐다. 공공주택지구 10곳과 산업단지 3곳, 도시개발사업 3곳 등이다. 이달 의왕월암 공공주택지구를 시작으로 다음달 성남복정1·2 공공주택지구에 1조1000억원 규모 토지보상금이 투입된다. 12월에는 지난달 21일부터 지장물 조사를 시작한 성남금토 공공주택지구가 토지보상에 나설 예정이다. 신태수 지존 대표는 “하반기 남은 4개월간 5조원가량의 토지보상금이 풀리면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지는 만큼 땅값 상승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청년주택, 신혼희망타운 사업지가 많은 분당 등 수도권 동남권 중심으로 강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전국 땅값은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010년 11월 이후 9년째 상승세다. 7월 전국 땅값도 전월 대비 0.34% 올랐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0.48% 오르며 2월(0.28%) 이후 꾸준히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김종율 보보스부동산연구소 대표는 “대출 규제 등 주택 시장에 대한 정부 규제가 강한 탓에 매수세가 토지 시장으로 옮겨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교통 개발 호재도 땅값 상승의 재료로 꼽힌다. 역사 주변으로 역세권 개발이 활발하기 때문이다. 대곡역세권, 서울역 북부역세권, 수서역세권 개발 등이다. 대곡역세권은 경기 고양 대장동 일원 180만㎡에 이르는 곳으로 2023년까지 개발될 예정이다. 사업을 맡은 고양시는 복합환승센터, 주거단지 등을 조성해 대곡역을 교통과 물류 중심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10년째 표류 중인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은 7월 사업자 선정을 마친 뒤 속도를 내고 있다. 신 대표는 “철도 사업은 보상금 자체는 적지만 개통 뒤 역세권 개발이 활발해지는 만큼 역 주변 땅값이 크게 오를 가능성이 높다”며 “남부내륙철도 등 올해 초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받은 사업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율 대표는 “단순히 역 주변이 아니라 역세권 개발이 되는 토지와 그렇지 않은 토지를 구분해야 한다”며 “개발계획단계보다 착공 전후에 매입하는 게 안전하다”고 말했다.

토지 시장 전망이 어둡다는 의견도 있다. 주택 경기 악화로 토지 매매 심리도 덩달아 위축된 데다 정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늘려서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정부가 투기 과열을 우려해 토지 거래를 제한한 구역이다. 일정 면적 이상의 토지를 승인 없이 사용하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토지가격의 30%를 벌금으로 내야 한다. 앞서 지난달 27일 경기도는 용인 SK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에 인접한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 전 지역(65.7㎢)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토지 거래량 감소도 토지 시장을 위축시키는 원인으로 지적된다. 한국감정원 통계를 보면 7월 전국 토지 거래량은 25만163필지로 전년 동월(27만2077필지) 대비 8.6% 줄었다. 이창동 밸류맵 리서치팀장은 “투기과열 양상이 보이면 과거보다 빠르게 정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고 있다”며 “정부의 주택 시장 규제로 토지 시장도 덩달아 위축되면서 올해 땅값은 보합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전원주택 투자 ‘주의'

전원주택 투자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외지인이 매입한 경기 양평군 주택은 1540가구로 전년 대비 20% 감소했다. 외지인의 토지 매입도 전년 대비 283만㎡ 감소한 109만2000㎡에 그친다. 양평군은 대표적인 전원주택 밀집지역 중 하나다. 우병탁 신한은행 세무팀장은 “전원주택을 매입하면 1가구 1주택 비과세 혜택이 사라지는 만큼 전원주택 매수세는 살아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원주택 수요 자체가 늘지 않은 점도 침체 요인이다.

전원주택 정보제공업체 OK시골의 김경래 사장은 “전원주택 시장은 2000년대 중반 정점을 찍고 하락세에 접어들었다”며 “전원주택 수요가 정부 지원이 많은 귀농·귀촌으로 이동하면서 시장이 더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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