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 원짜리 손목시계를 차고 세상에 하나뿐인 만년필로 계약서에 사인을 한다. 입회비 1억 원의 피트니스클럽에서 운동을 마치고 2억5000만원을 들여 인테리어한 주방에서 요리를 한다. 그리고 2000만 원짜리 이불을 덮고 잠을 청한다. <부의 시선>은 이런 일상을 보내는 ‘슈퍼리치’들을 삶을 가까이서 들여다본다.
경제 주간지 기자들이 저자로 나선 이 책은 슈퍼리치들의 시선을 따라 특별한 삶으로 안내한다. 파버카스텔 만년필, 반클리프아펠 시계, 롤스로이스 자동차, 바카라 샹들리에, 덕시아나 침대, 람보르기니 안마의자 등은 부자들이 선호하는 ‘물건’들이지만 그들이 원하는 것은 과시가 아니라 가치다. 스토리가 있는 물건, 쉽게 해볼 수 없는 특별한 경험에 의미를 둔다는 것. 이미 많은 것을 소유하고 경험해보았기 때문에 자신에게 ‘가치’가 있는 것, 그동안 접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것’에 열광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 브랜드와 상품들은 어떤 것이고 어떻게 슈퍼리치의 취향을 만족시키고 있는지, 마케팅 측면에서도 눈여겨볼 만한 내용이다. 명품 브랜드 매니저들과 금융권의 고액 자산가 프라이빗뱅커(PB)들을 상대로 취재했다. 슈퍼리치들의 소비형태와 재테크뿐 아니라 생활태도와 인간관계까지 다양한 면면을 파악해볼 수 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