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밥을 잘 먹지 않으면, 여간 속이 상하는 게 아니다. 오죽하면 “마른 논에 물 들어가는 것과 자식 입에 밥 들어가는 것이 세상에서 제일 보기 좋다”는 말이 있겠는가. 요즘 한의원을 찾는 부모들도 아이가 밥을 잘 먹게 해달라는 요구를 제일 많이 하는 편이다.
흔히 하는 말로 ‘밥이 보약’이라는 말도 있지만, 정말 밥만 잘 먹으면 대부분 문제점이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 키가 잘 자라지 않던 친구가 부쩍 커지기도 하고, 면역력이 약해 감기에 잘 걸리던 아이가 잔병치레에서 벗어나기도 한다. 심지어 공부가 잘되지 않아 고민하던 학생들의 성적이 오르기도 하니, 아이가 밥을 잘 먹으면 부모의 근심 걱정은 자연히 줄어든다.
아이들의 식욕부진은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타고난 뱃고래가 작은 경우다. 모유나 분유를 먹을 때부터 먹는 양이 작은 경우인데, 이런 아이들은 쉽게 토하거나 변을 묽게 보기도 한다. 손발이나 배가 찬 경우도 많은데 이때는 장기적으로 치료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두 번째는 일정 시기 이후 식욕이 떨어지는 경우다. 보통 돌을 지나 밥으로 바뀌는 시기부터 잘 먹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정 질병을 앓거나 스트레스, 환경 변화 등을 겪고 난 이후에 식욕을 잃게 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위장과 관련된 질환을 앓고 난 이후에 식욕부진이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이런 때는 원인을 찾아 치료해야 입맛을 되찾을 수 있다.
위장의 입장에서 볼 때, 입을 통해 들어온 음식물은 자신들이 열심히 처리해야 하는 작업 대상이다. 그런데 위장의 기능이 약해져 있으면, 그 작업을 감당하기 힘들게 되니 짐짓 꾀를 부리게 된다. 즉 더 이상 힘들게 일하지 않기 위해 뇌에 ‘배고프지 않아요’라고 거짓 보고를 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기운이 없고 힘들기 때문에 더 먹어야 하지만, 오히려 식욕을 느끼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위장 기능을 강화시켜 저절로 입맛이 돌게 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간혹 억지로 먹이거나 잘 먹을 때까지 밥을 굶기는 경우도 있는데, 그러면 위장에 더 심각한 손상을 줄 수 있다. 항상 배를 따뜻하게 해주면서, 시계 방향으로 배를 어루만져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엄지손가락과 둘째 손가락 사이의 ‘합곡혈’과 엄지발가락과 둘째 발가락 사이의 ‘태충혈’을 눌러줘도 좋은데, 이곳이 흔히 “사관 푼다”고 말하는 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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