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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글와글|"출산 후 살이 하나도 안 빠졌네" 외모 평가하는 시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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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둘째를 출산한 A씨는 시어머니의 외모 평가에 큰 스트레스를 받았다.

A씨는 며칠 전 한 번도 본 적 없는 시댁 쪽 식구들에게 인사를 하러 시부모님의 집을 찾았다. 바로 전 주에도 방문했지만 기다리는 시부모님을 생각하며 아이들을 데리고 또 다시 시간을 내 발걸음을 옮긴 그였다.

그러나 집에 들어서자마자 A씨를 반기는 시어머니의 첫 마디는 "아직도 살이 하나도 안 빠졌구나"였다. 민망해진 A씨가 얼굴을 붉히자 옆에 있던 친척은 눈치를 보며 "아직 모유 수유 중이니 다이어트를 못하지 않겠냐"라고 말했다.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A씨 부부. 둘째를 출산한 지 5개월이 된 A씨는 아직 모유를 수유중인 상태였다. 그는 퇴근이 늦은 남편으로 인해 두 아이의 육아는 물론 집안일까지 모두 담당하고 있었다. 둘째 출산 이후로는 잠도 푹 자 본 적이 없었다. 붓기도 아직 덜 빠진 상태인데다 산후 탈모까지 와서 마음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간혹 산후 우울증이 올까 걱정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아이들을 보고 싶어 하는 시어머니를 생각해 2주 연속으로 어려운 발걸음을 한 A씨였다.

이런 A씨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시어머니의 외모 평가는 계속됐다. 상을 차리던 중 A씨는 우연히 시어머니와 친척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

"며느리가 참 참하네"
"착한 거 빼곤 볼품 없어"

A씨를 두고 나눈 이야기였다. 순간 당황한 A씨는 그대로 집을 빠져 나왔다. 이후 속상한 마음을 남편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았으나 돌아온 답변은 "나이 많은 사람이라 그렇다. 네가 이해해라. 자기 식구 자랑을 잘 못해서 그렇다"였다.

그러나 시어머니는 A씨 뿐만 아니라 이제 3살된 첫째 아이에게도 "통통하다", "코가 못생겼다" 등의 말을 했다. 아이가 있는 앞에서 "여자는 여리여리하고 다리가 길고 예뻐야 된다. 날씬해야 한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아직은 아이가 말을 못 알아들어 다행이었지만 나중에도 상처받는 말을 할까봐 A씨는 걱정이 앞섰다.

결국 A씨는 남편에게 시어머니가 한번 더 아이의 외모를 지적하면 시댁에 가지 않겠다고 엄포를 놨다. 하지만 남편은 "네가 예민한 거다. 나이든 어른인데 왜 그렇게까지 하냐. 못 들은척 넘기라"고 했다. A씨는 정말 자신이 과민 반응을 보이는 건지, 그렇다면 앞으로도 이런 인신공격성 발언을 계속 들어야 하는건지 혼란스럽기만 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시어머니한테 직접 이야기를 해보는 게 좋을 듯", "자기 아내와 아이를 챙기지 못하는 남편이 문제", "자식 욕을 하는데 뭐하러 가냐", "칭찬을 못하는 성격이라 치더라도 왜 외모 지적을 하는지 모르겠다", "처음 보는 친척 앞에서 너무 예의가 없다", "왜 며느리 욕이 자기 얼굴에 침 뱉기라는 걸 모를까", "아이가 더 크기 전에 해결해야 할 문제인 듯"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한 결혼정보회사가 기혼여성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시월드(시댁을 의미하는 신조어)'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경험한 적이 있냐"는 물음에 78%가 '그렇다'라고 답했다. '아니다'와 '잘 모르겠다'는 각각 16%, 6%에 그쳤다. 고부갈등 문제가 여전히 사회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다.

특히 대부분의 고부갈등은 부부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해결이 시급하다. 이는 처갓집과 사위 간에 발생하는 문제인 장서갈등에서도 동일하다. 실로 이 같은 가정 갈등은 이혼을 결정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그렇기에 부부는 문제가 더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활발한 대화를 통해 적극적으로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와글와글]은 일상 생활에서 겪은 황당한 이야기나 어이없는 갑질 등을 고발하는 코너입니다. 다른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은 사연이 있다면 보내주세요. 그중 채택해 [와글와글]에서 다룹니다. 여러분의 사연을 보내실 곳은 jebo@hankyung.com입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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