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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박스 기능 갖춘 '자전거 내비'…따릉이도 반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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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이용 인구가 1200만 명을 넘어서면서 지방자치단체에 자전거 보험 가입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경기 성남시에 이어 최근 의왕시, 고양시, 동두천시가 시민들의 자전거 사고에 대비해 보험사와 약정을 맺었다. 시민이 자전거 사고를 당하면 치료비 등을 지원하는 보험이다.

그러나 자전거는 자동차와 달리 블랙박스가 없어 해당 사고가 실제 자전거로 인한 것인지 확인할 방법이 마땅치 않은 게 맹점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착안해 국내 최초 자전거 전용 블랙박스 기능을 지원하는 내비게이션 앱(응용프로그램)으로 인기몰이에 성공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있다. 오픈라이더 앱을 운영하는 쿠핏이다.

김민영 쿠핏 대표(사진)는 “블랙박스처럼 영상을 볼 순 없지만 주행 장소와 속도 등 자전거 운행 관련 빅데이터를 보면 사고 현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며 “자전거 인구가 늘어나면서 앱 활용자 수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 앱스토어에 따르면 오픈라이더는 다운로드 110만 건, 월 1회 이상 사용자 20만 명 등 자전거 관련 앱 중 1위를 달리고 있다.

쿠핏이 2013년 내놓은 오픈라이더는 초창기 길 안내와 속도계 등 단순한 기능만 제공했다. 지금은 자전거 전용 도로 중심으로 다양한 경로를 안내할 뿐 아니라 친구들과 운행 기록 비교 등을 통한 랭킹 경쟁을 가능하게 해주는 커뮤니티 역할도 맡고 있다. 그는 “6년간 100만 명이 넘는 사용자를 통해 축적한 이동 정보를 분석해 지역별 자전거 타기 좋은 명소를 손쉽게 찾도록 도와준다”며 “스크린골프처럼 서로 어떤 구간을 얼마의 속도로 달리고 주간 또는 월간 얼마나 많이 탔는지 등을 비교하는 재미가 입소문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전거 대회와 여행 등 자전거 관련 행사 주최사의 홍보 창구로도 자주 활용된다”고 덧붙였다. 앱 안에 들어 있는 쿠핏 쇼핑몰은 자전거 관련 용품을 사고 파는 장터로 이용되고 있다.

지자체의 관심도 크다.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운용하고 있는 서울시는 조만간 쿠핏의 빅데이터를 구매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방대한 자전거 관련 데이터를 활용하면 지자체가 자전거 도로를 어디에 얼마나 설치할지 가늠하기 쉬워진다”며 “자전거 보험 관련 민원 및 소송 해결에도 도움이 돼 서울시뿐 아니라 다른 지자체와 데이터 판매를 협의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오픈라이더는 제3회 공공데이터 활용 창업 경진대회에서 국무총리상(최우수상)을 받았다.

정보기술(IT) 분야 엔지니어였던 김 대표는 SK텔레콤의 T맵 공모전에 도전하면서 오픈라이더의 가능성에 눈을 떴다. 위치 기반 서비스를 활용해 자전거용 내비게이션을 스마트폰으로 구동하는 아이디어가 공모전에서 당선돼 쿠핏을 창업했다. 김 대표는 “자전거용 서비스로 시작했지만 퀵보드 등이 유행하면서 근거리 이동수단 전반으로 시장이 커지는 분위기”라며 “안전하고 쾌적한 이동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서비스의 질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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