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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을] 불확실·불완전·우연성…미래는 계속 유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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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동차를 타고 출근하는 길, 유리에 장착된 투명 스크린에는 최적의 경로 안내와 함께 숙취 드링크 광고가 뜬다. 버튼을 누르면 그 음료가 회사 사무실로 배달돼 있다. 회사에선 홀로그램으로 중국인과 화상 회의를 하고 중국어는 자동 번역된다. 점심시간엔 대장암 발병 확률 정보가 입력된 스마트폰이 대장암 예방에 도움이 되는 메뉴를 보유한 근처 음식점을 알려준다.

2011년에 한 미래학자가 예측한 2015년 우리의 일상이다. 시나리오상의 시간보다 4년이 더 지났지만 여전히 아직 먼 이야기다. 전치형 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 교수와 홍성욱 서울대 생명공학부 교수가 쓴 <미래는 오지 않는다>는 제목에 미래는 우리가 예상했던 대로의 모습이 아니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미래는 그만큼 불확실하고 불완전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약속된 시점이 와도 ‘제시한 미래’가 조금씩 멀어지는 모습에 저자들은 “미래가 계속해서 유예되고 있다”고 표현한다.

그럼에도 책은 미래에 대한 통찰과 논쟁이 오늘을 더 낫게 바꿔줄 것이라는 기대를 기반으로 과학기술의 의미와 가치를 짚어본다.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을 입증하게 해준 에딩턴의 개기일식 관찰부터 로버트 오언의 유토피아 공동체, 테크노크라시 운동과 하이테크 유토피아 등의 사례를 들어 기술을 통해 미래를 내다보는 방식을 설명하고 기술은 예측이 가능한지를 생각해보게 한다. 미래 예측의 형태와 방향이 현재의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상황과 얼마나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지도 살펴본다. 저자들은 미래는 설정하는 게 아니라 해석과 비판, 논쟁이 필요한 하나의 담론이고 중요한 것은 예언이 아니라 과학기술과 사회의 우연성 및 역동성을 이해하고 변화에 대응하려는 태도라는 것을 강조한다.

‘과학기술과 미래사회’를 주제로 한 두 저자의 공동 강연을 기반으로 구성한 책이다. 에디슨의 전등과 벨의 전화, 화상전화 및 냉동보존술 등과 관련해 성공과 실패를 거듭한 과학기술사의 중요 장면과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을 생동감 있게 섞어내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다. (문학과지성사, 307쪽, 1만5000원)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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