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독] 일본, 가지 않는다? 한국인 2125만명, 36개월째 여행 1위 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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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노원구 월계3동에 자리 잡은 유니클로 월계점이 2019년 9월 15일 폐점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보다 앞서 폐점을 예고한 종로3가점은 10월 말에 문을 닫습니다. 실제 폐점 시기는 월계점이 앞선 셈입니다.
유니클로 측은 점포가 위치한 이마트 월계점 리뉴얼로 인해 폐점한다고 밝혔습니다. 종로3가점과 마찬가지로 불매운동과 무관하다는 입장입니다. 일각에서는 불매운동으로 인해 급격히 떨어진 매출이 폐점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실제로 불매운동 때문에 유니클로 전 지점 매출이 급감했습니다.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8개 신용카드사(하나, BC, 우리, 신한, 롯데, 현대, 삼성, KB국민)의 유니클로 1주일 단위 매출액은 6월 마지막 주 59억4000만원에서 7월 넷째 주 17억7000만원으로 한 달 사이 70%나 감소했습니다. 매출이 70% 감소하면 영업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유니클로는 글로벌 기업입니다. 전 세계에 2000개 넘는 매장이 흩어져있죠. 한국에서 감소한 70% 매출이 적지 않은 타격이긴 하지만 글로벌 유니클로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을까요.
뉴스래빗이 전 세계 유니클로의 위치와 개수, 그리고 권역별 매출 정보를 수집했습니다. 한국 유니클로는 글로벌 유니클로에서 어느 정도 입지를 차지하는지 지금부터 확인해보겠습니다 !.!
이렇게 분석했습니다
8개 카드사의 유니클로, ABC마트, 무인양품 신용카드 매출액 데이터는 2019년 6월 마지막 주부터 7월 넷째 주까지 기준입니다. 또한 전년 동기에 해당하는 데이터는 2018년 6월 마지막 주부터 7월 넷째 주까지입니다. 전 세계 유니클로 지점 데이터는 2019년 8월 19일 오전 9시를 기준으로 유니클로 공식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입니다.
한 달 사이 발생한 70% 매출 폭탄의 내막을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이태규 의원실에서 직접 데이터를 제공 받아 분석했습니다. 유니클로, ABC마트, 무인양품에서 사용된 8개 카드사(하나, BC, 우리 , 신한, 롯데, 현대, 삼성, KB국민)의 신용카드 매출액 데이터입니다. DHC의 경우 신한카드를 제외한 나머지 카드사는 매출액을 추출할 수 없어 제공 받지 못했습니다.
유니클로 지점의 위치와 수는 공식 홈페이지의 데이터를 수집했습니다. 유니클로 국가별 홈페이지에서 지점의 수와 위치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를 자동으로 수집하여 분석을 진행했습니다. 또한 유니클로의 지주 회사인 패스트리테일링의 기업설명 자료를 통해 글로벌 유니클로에서 한국 유니클로가 차지하는 위상을 구체적인 숫자로 살펴봤습니다.
7월 한달새 42억원 매출 감소
"불매 오래 못갈 것" 결정타
"불매 오래 못갈 것" 결정타
국내 유니클로 매출은 2019년 6월 셋째주 59억4000만원에서 다음달인 7월 넷째주 17억7000만원으로 41억7000만원이나 감소했습니다. 한달여 만에 카드 매출이 70.1% 줄어든 거죠.
매출 타격이 가장 큰 주는 7월 첫째주에서 7월 둘째주 한 주였습니다. 일주일간 23억9000만원이 한꺼번에 감소했습니다.
전례 없을 정도의 뜨거운 불매 운동이 맹렬히 확산하던 시점입니다. 2019년 7월 11일 유니클로 모기업인 패스트리테일링의 오카자키 타케시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불매운동이) 매출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그리 오래가진 않을 것"이라고 말한 시점과도 겹칩니다. 성난 한국 민심에 기름을 끼얹으며 유니클로가 일본 불매의 상징처럼 부각되기 시작했죠.
6월 마지막 주부터 7월 넷째 주까지의 변화를 보면 다른 일본 브랜드 매출도 크게 줄었습니다.
같은 기간 무인양품은 6억6000만원에서 2억7000만원으로 3억9000만원(58.7%) 감소했습니다.
ABC마트는 36억3000만원에서 29억3000만원으로 7억원(19.2%) 감소하는데 그쳤습니다.
유니클로, 무인양품, ABC마트 세 브랜드를 합친 매출액은 102억3000만원에서 49억8000만원으로 52억5000만원(51.3%) 감소했습니다.
일본 브랜드 정체성
유니클로 > 무인양품 > ABC마트
유니클로 > 무인양품 > ABC마트
감소한 매출액으로만 본다면 한국의 불매 운동에 유니클로가 가장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두 번째는 무인양품입니다. 매출액 규모 면에서 ABC마트가 무인양품의 5배를 넘지만 비율로 따지면 무인양품이 더 큰 피해를 보았습니다. 일본 브랜드 정체성이 강한 순서는 유니클로 > 무인양품 > ABC마트라고 볼 수 있습니다.
7월 상승분 고려하면
매출 감소 70% 이상
매출 감소 70% 이상
유니클로의 매출 감소는 겉으로 드러난 70%보다 심각합니다. 6월 말부터 날씨가 더워지는 7월 말까지 매출이 점점 증가하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전년 동기와 대비해보면 확연히 비교됩니다.
2018년 6월 마지막 주부터 2018년 7월 셋째 주까지 유니클로 신용카드 매출액은 46억1000만원, 53억9000만원, 55억5000만원, 61억4000만원으로 점차 증가했습니다. 비율로 따지면 33.2% 증가한 액수입니다. 즉, 불매 운동이 없었다면 벌었어야할 33.2%의 매출액이 70.1% 하락으로 이어진 셈입니다.
계절 민감한 옷장사
불매 효과도 극대화
불매 효과도 극대화
이는 신발, 잡화보다 계절에 민감한 의류를 판매하는 유니클로에서 유독 두드러진 현상입니다. 유니클로와 달리 ABC마트와 무인양품은 2018년 6월에서 7월로 이어지는 기간 동안 매출액에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ABC마트는 6월 마지막 주 33억원에서 7월 둘째 주 35억6000만원으로 7.9% 오르는 데 그쳤고 무인양품은 오히려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33% 상승 대신 70% 하락한 한국 유니클로 매출, 글로벌 유니클로에는 어떤 영향을 끼칠까요?
한국 유니클로, 전세계 3위 규모
한국= 유니클로 3번째 매출 국가
한국= 유니클로 3번째 매출 국가
전세계에서 유니클로 매장이 가장 많은 나라는 일본입니다. 일본 브랜드이니 더 그렇겠죠. 일본 내에만 827개의 유니클로가 들어섰습니다.
2위는 751개가 위치한 중국입니다. 반면 건실한 토종 SPA 브랜드 자라, H&M, GAP을 보유한 유럽과 미국에서는 유니클로가 비교적 약세를 보이는 모습입니다.
단일 국가로 보면 일본 중국 다음으로 한국에 유니클로 매장 세계 3위 규모로 많은 셈입니다. 전 세계 유니클로 매장 2250개 중 192개가 한국에 있습니다. 매장 규모 4~6위인 대만(68개), 필리핀(58개), 미국(52개)을 합친 178곳보다 더 많습니다. 한국은 유니클로 본사 입장에선 세계에서 3번째로 중요한 시장이란 뜻입니다.
한국 유니클로 매장 비율은 전세계(2250개) 8.5%에 달합니다. 서울에 제일 많습니다.
한국 지역별로 서울 53개, 경기 46개, 부산 13개, 대구 12개, 경남 11개, 인천 9개, 대전 7개, 전북 6개, 광주 6개, 충남 6개, 울산 5개, 충북 4개, 경북 4개, 전남 4개, 강원 3개, 제주 2개, 세종 1개 순서입니다.
서울에 유니클로가 가장 많은 탓일까요. 지금까지 폐점을 예고한 3곳의 유니클로는 구로구, 종로3가, 노원구 즉 서울에 있습니다. 서울 유니클로의 폐점 러쉬는 계속될까요?
유니클로 재팬 매출 8조6470억원
유니클로 인터내셔널 8조9630억원
2018년 전세계 유니클로 매출 17조6천억
유니클로 인터내셔널 8조9630억원
2018년 전세계 유니클로 매출 17조6천억
그럼 한국 유니클로가 전세계 유니클로 사업에서 차지하는 매출 규모는 어떨까요?
2017년 9월부터 2018년 8월까지 2018 회계연도를 엔화 환율 '1엔=10원' 기준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유니클로 재팬의 1년 매출은 8조6470억원입니다. 그중 전반기 매출이 4조9360억원, 후반기 매출이 3조7110억원입니다.
반면 유니클로 인터내셔널의 1년 매출은 8조9630억원으로 유니클로 재팬을 앞질렀습니다. 전반기 매출이 5조740억원, 후반기 매출이 3조8880억원이죠.
유니클로 본사인 패스트리테일링이 일본과 일본 외 전세계 인터내셔널을 통해 벌어들인 2018년 매출은 17조6100억원에 달합니다.
삼성전자와 더불어 국내 2위 반도체업체 SK하이닉스가 2018년 벌어들인 전체 매출액이 40조원 가량입니다. 쉽게 사고, 쉽게 입는 저가형 의류 브랜드인 유니클로가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유니클로 한국 매출 1조3732억원
한국 유니클로 전세계 매출 8% 차지
'유니클로 불매' 전세계 5.6% 타격
한국 유니클로 전세계 매출 8% 차지
'유니클로 불매' 전세계 5.6% 타격
한국은 유니클로 인터내셔널에 속합니다. 한국 외에도 중국, 홍콩, 대만,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호주가 속해있습니다.
유니클로 한국 법인인 에프알엘코리아가 공개한 재무제표에 따르면 2018년 회계연도(2017년 9월 1일~ 2018년 8월 31일)의 한국 유니클로의 매출은 1조3732억원입니다.
2018년 엔화 환율을 '1엔=10원'으로 적용하면 한국 매출 1조3732억원은 유니클로 인터내셔널 매출 8조9630억원 중 15.3%를 차지합니다.
한국은 유니클로 재팬을 제외한 '유니클로 인터내셔널' 매출에서 중국에 이은 2위 규모를 자랑합니다. 인터내셔널 매출 소속 국가 매장 별 정확한 매출 합계는 찾지 못했지만, 매장 규모가 매출에 정확히 비례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유니클로 일본까지 합한 전 세계 유니클로 매출(17조6100억원)로 따져보면 7.79%를 차지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금액으로 다시 환산하면 이미 보여드린 1조3732억원 규모죠.
지점 수가 차지하는 비율인 8.5%를 고려하면 한국의 유니클로는 전체 중 대략 8% 정도 차지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매출이 70% 감소한 상태로 1년이 지속하면 유니클로 전체적으로 5.6%(=8 X 0.7)에 가까운 매출에 타격을 입는 셈입니다. 1년 전체 매출이 17조6100억원이니 9861억원 가량 됩니다. 불매 운동이 현재와 같은 규모로 1년 내내 지속할 경우입니다.
유니클로 '히트텍 겨울' 더 벌어
여름 불매 타격 상대적으로 적다
여름 불매 타격 상대적으로 적다
하지만 셈법이 그리 단순하지는 않습니다. 1년 내내 일본 불매운동이 7월처럼 계속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또 유니클로의 매출이 회계연도 전반기와 후반기가 다릅니다.
겨울 시즌이 포함된 전반기와 여름 시즌 성수기인 후반기로 나눠보면 전세계 유니클로는 겨울 매출이 더 높은 브랜드입니다.
겨울옷을 판매하는 2018년 전반기(9월~2월, 패스트리테일링의 회계연도 기준 월은 8월)은 1년 전체 매출의 약 56%를 차지합니다. 여름이 포함된 2018년 후반기(3월~8월) 매출 비중은 43% 가량입니다.
겨울매출이 약 14%p 더 높습니다. 2018년 전세계 유니클로 매출이 17조6100억원 가량이니, 겨울 시즌에 2조3000억원을 더 벌어들이는 셈입니다. 겨울용 방한 재킷 '후리스'와 내복 격인 '히트텍' 그리고 패딩형 조끼 등 3가지가 대표적으로 많이 팔리기 때문이죠. 여름옷에 비해 단가도 높습니다.
여름인 7월 한달 동안 매출의 70%가 감소했지만 겨울이 되면 상황은 달라질 겁니다. 불매 운동이 겨울까지 지속해 여전히 70% 매출 감소가 이어진다면 유니클로 실제 이익 감소 폭은 더 클 겁니다. 겨울까지 지속하지 않는다면 불매 운동이 일으킨 매출 타격은 반감될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 성장 둔화" 벌만큼 다 벌었다
더 저가 'GU' 띄우는 유니클로 본사
더 저가 'GU' 띄우는 유니클로 본사
2019년 5월(회계연도 3분기) 비교적 최근 유니클로가 발표한 기업설명 자료에 따르면 중국 및 동남아시아의 매출 비중이 커지는 반면 한국은 이미 성장이 둔화되는 시장입니다.
패스트리테일링이 공개한 2019 회계연도 3분기 결과 발표(THIRD QUARTERLY RESULTS ANNOUNCEMENT FOR THE NINE MONTHS ENDED 31 MAY 2019 AND RESUMPTION OF TRADING)를 보면 한국엔 오히려 새로운 유니클로 지점이 아닌 패스트리테일링의 저가 브랜드인 지유(GU)를 확충할 계획이었죠.
본사인 일본 패스트리테일링 그룹은 유니클로 외에도 GU, 띠어리, 꼼뚜아 데 꼬또니, 헬무트랑 등의 패션 브랜드 9개를 보유한 대형 패션회사입니다. 한국법인인 유니클로 코리아는 2004년 패스트리테일링 그룹 지분 51%에 롯데쇼핑이 49%를 출자해 출범했죠. 2015년부턴 매출 1조원을 넘기면서 고속 성장했습니다. 2018년 8월 회계연도까진 1조3732억원으로 3년 새 매출은 37% 성장하는 대박을 터뜨렸습니다.
그럼에도 본사인 패스트리테일링은 한국 유니클로의 성장세를 둔화로 봤습니다. 2019년 7월부터 한국 불매 운동이 없었더라도 국내 유니클로 투자를 줄이고, 더 저가 브랜드인 GU를 늘릴 계획이었던 셈입니다.
한국 유니클로의 매출은 전세계 8%를 차지할만큼 컸지만 추가 성장 가능성은 없다고 판단한 겁니다. 한국 시장에서 벌 만큼 벌 유니클로 대신 더 싼 가격으로 승부할 수 있는 자사의 저가 브랜드 신규 진입을 노리고 있었던 겁니다. 서울 월계점과 종로3가점 폐점이 불매 운동과 관련이 없다는 유니클로 측 해명이 전략적으로 들어맞는 구석이 있습니다.
과연 패스트리테일링은 한국에서 쏠쏠한 재미를 본 유니클로에 이어 GU 브랜드까지 안착시킬 수 있을까요. 겨울에 항상 더 많이 벌었던 유니클로는 올 겨울 시즌에 매출 낙폭을 만회하게 될까요.
'불매 운동' 소용돌이 한가운데에 선 유니클로(패스트리테일링)가 GU의 브랜드 마케팅을 어떻게 이어나갈지 지켜봐야겠습니다. 패스트리테일링은 2018년 하반기 GU 잠실 롯데월드몰에 1호점을 열었습니다. 이미 유니클로의 수익성을 대체할 한국 '포스트 유니클로(유니클로 이후 시장)' 전략은 가동 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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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불매' 분석 5회 #팩트체크 시리즈 !.!
1편:) 일본 불매 오래 못간다고? 성난 민심 제1표적 '유니클로'
2편:) 유니클로보다 많은 ABC마트·데상트…일본 불매 '톱4' 수도권 62% 집중
3편:) 척박한 유니클로 '국산 대체 브랜드'…일본 불매가 던진 숙제
4편:) 일본, 가지 않는다? 한국인 2125만명, 36개월째 여행 1위
5편:) '불매 유니클로' 전세계 매출 5.6% 타격…한국선 벌만큼 벌었다
# DJ 래빗 ? 뉴스래빗 대표 '데이터 저널리즘(Data Journalism)' 뉴스 콘텐츠입니다. 어렵고 난해한 데이터 저널리즘을 줄임말 'DJ'로 씁니다. 서로 다른 음악을 디제잉(DJing)하듯 도처에 숨은 데이터를 분석하고, 발견한 의미들을 신나게 엮어보려고 합니다. 더 많은 DJ 래빗을 만나보세요 !.!
책임= 김민성, 연구= 박진우 한경닷컴 기자 danb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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