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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까지 잘싸운 고진영 '우승만큼 값진 수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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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골프 세계랭킹 1위 고진영(24)은 5일(한국시간)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AIG여자브리티시오픈(총상금 450만달러)에서 아깝게 우승은 놓쳤지만 값진 결과를 얻었다. ‘안니카 메이저 어워드’를 수상했고 각종 주요 부문에서도 선두를 굳게 지켰기 때문이다. 고진영은 “오늘 내 점수는 99점”이라며 “올해 들어 가장 만족스러운 날”이라고 했다.

고진영은 이날 영국 잉글랜드 밀턴킨스 워번GC(파72·6756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만 6개를 낚아챘다. 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를 적어내 단독 3위를 기록했다. 우승한 일본의 시부노 히나코(18언더파 270타·21)에게 2타가 부족했다. 17언더파를 친 리젯 살라스(30·미국)가 준우승을 차지했다.

고진영은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면 2013년 박인비(31) 이후 처음으로 한 시즌 메이저대회 3승을 달성할 수 있었다. 이는 남자 골프를 통틀어도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4)나 벤 호건(이상 미국) 등 레전드만 밟아본 고지다.

고진영은 5번홀(파4)부터 13번홀(파4)까지 버디 6개를 몰아치는 집중력을 보였으나 남은 홀에서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비록 대기록을 놓쳤지만 메이저대회 성적을 합산해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선수에게 주는 ‘안니카 메이저 어워드’를 가져왔다. 한국 선수가 이 상을 받은 건 2015년 박인비, 2017년 유소연(29)에 이어 고진영이 세 번째다. 고진영은 이전 네 번의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 공동 16위, 공동 14위, 우승을 기록했다.

고진영은 “주변의 조언과 충고를 새겨 듣고 이를 통해 가다듬으면서 열심히 하다 보니 메이저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며 “안니카 어워드를 수상하는 것은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직도 아쉽고 부족한 부분이 많다”며 “올해 메이저 대회에서 어떤 부분을 채워야 할지 많이 느꼈다”고도 했다.

메이저 대회 일정은 끝났으나 여전히 바라보고 달려갈 목표가 많다. 시즌 종료까지 10개 대회가 남은 가운데 고진영은 상금과 올해의 선수, 레이스투CME글로브 포인트, 평균타수에서 1위를 기록 중이다. 이번 대회에서 3위로 29만7309달러를 받은 그는 올 시즌 가장 먼저 200만달러 고지를 돌파하며 누적 상금 228만1131달러로 1위를 질주하고 있다. 레이스투CME글로브에선 3437점으로 이 부문 2위인 박성현(2286점)과의 격차를 더 벌렸다. 평균타수(69.034타), 올해의 선수(207점)도 모두 1위다. 한국 선수가 올해의 선수와 평균타수, 상금왕을 모두 차지한 경우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박성현(26)은 10언더파 8위, ‘핫식스’ 이정은(23)은 9언더파 9위를 기록했다. 한국 선수들은 올해 5개 중 3개의 메이저 트로피를 가져오며 올 시즌 메이저 일정을 마무리했다. 한국 선수들이 한 해에 메이저 3승을 한 것은 2012년, 2013년, 2015년, 2017년에 이어 올해가 다섯 번째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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